외인 국내 채권투자, 2010년 12월 이후 최대폭 감소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수출입 호조에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됐다.

하지만 외국인 주식·채권 투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섰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60억6천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서비스수지 악화에도 수출입이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상품수지가 개선됐다.

8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동월 69억4천만 달러에서 93억1천만 달러로 확대됐다.

한은은 글로벌 교역 회복과 반도체 시장 호조가 지속되면서 수출이 478억2천만 달러로 15.8% 늘었고, 에너지류 단가상승, 반도체제조용 장비 수요 등으로 수입도 385억1천만 달러로 12.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운송 수지와 여행수지 악화 등으로 전년 동월 15억 달러에서 23억3천만 달러로 확대됐다.

특히 여행수지는 14억1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중국 조치로 중국인 여행객 감소와 해외출국자 수 증가 등이 영향을 줬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지급 증가 등으로 전년 동월 5억3천만 달러 흑자에서 8천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이전소득수지는 8억4천만 달러 적자였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 채권 매도에 나섰다.

금융계정은 91억3천만 달러 순자산이 늘었다.

증권투자에서 내국인 해외투자가 51억3천만 달러 증가했으나 외국인 국내투자가 63억3천만 달러 감소했다.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으로 외국인 국내주식, 채권 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한은은 설명했다.

채권투자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더욱 두드러졌다.

외국인 채권투자(부채성증권)는 42억2천만 달러 감소했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6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선 것으로 감소폭은 2010년 12월 71억 달러 감소 이후 최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8월 국내 주식투자는 21억1천만 달러 감소해 지난해 3월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 줄었다. 감소 폭은 지난해 1월 이후 최대폭이다.

한은은 외국인 채권투자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난 것은 8월 해외발행 채권에 대한 만기 상환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기준으로는 외국인 국내 채권 순매도 금액이 8월에 2조1천670억 원(약 19억5천만 달러)로 국제수지에서 집계된 42억2천만 달러와 약 22억 달러 정도 차이가 난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외국인 증권투자가 8월에 63억3천만 달러 감소했지만, 채권투자 감소 폭의 3분의 1은 해외발행 채권(코리안페이퍼)의 만기 상환이 반영된 것"이라며 "연초에 8월 만기 상환을 고려해 해외채권을 발행해 단기 대출로 운용하던 자금이 채권 만기 상환으로 지급되면서 부채(외국인 채권투자)와 자산(기타투자의 자산)이 동시에 감소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파생금융상품은 7천만 달러 감소했고, 기타투자는 자산이 16억5천만 달러 감소, 부채가 25억4천만 달러 증가했다. 준비자산은 3억5천만 달러 증가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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