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9월 수출이 역대 최대 551억 달러를 기록했음에도 올해 남은 4분기 실적을 안심할 수 없다는 신중론이 대두하고 있다.

작년 9월보다 조업일수가 늘어난 데다, 주말을 포함해 10일에 달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들이 실적 향상을 위해 '밀어내기'에 나선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9월과 10월 수출을 연계해 판단할 필요성까지 고려하면 10월 수출은 예상치를 한참 밑돌 수 있다.

서울외환시장 측면에서는 최근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많았던 이유가 수출 호조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가능하지만, 10월 이후에도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51억3천만 달러로 작년 9월 대비 35.0% 늘었다. 통계가 시작된 이래 월간 단위로 역대 최대 수출 규모다.

전년동기대비로 11개월째 수출 증가세면서, 동시에 9개월 연속 두 자릿수 오름 폭을 이어갔다.

9월 수출 551억 달러는 연합인포맥스가 금융기관 6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수출 전망치 496억 달러보다 11% 이상 많은 수준이다.

13대 주력품목 가운데 10개 품목에서 두 자릿수 증가 폭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수출 호황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를 제외하더라도 수출 증가율은 29.3%에 달했다.

철강(46억7천만 달러)과 반도체(96억9천만 달러)는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전체적으로 이같은 수치는 하반기로 갈수록 작년 기저효과 탓에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 배치되는 결과다.

일평균 수출액은 23억5천만 달러로 지난해 9월 19억5천만 달러 대비 20.6% 늘었다.

일 단위 수출도 2014년 10월 22억8천만 달러를 웃도는 역대 최고치다. 조업입수는 23.5일로 21.0일에서 2.5일 늘었다

산업부는 "작년 9월 수출 감소율(-6.0%)을 현저히 상회하는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기저효과 이상으로 반등했다"며 "일평균 수출도 사상 최대치로 조업일수 증가와 무관하게 최대 실적이 달성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문이 워낙 좋지만, 앞으로 수출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광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작년 9월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때라서, 9월 이후는 이런 현상이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당장 10월에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실적 밀어내기가 있었다는 견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이월에 따른 통관일수 확대, 분기 말 및 10월 초 긴 연휴를 앞둔 밀어내기 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큰 폭 부진이 예상되는 10월 수출과 평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일단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며서도 "10월 수출은 사드 여파와 미국과 통상부담 등으로 무역수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도 수출 둔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산업부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 등 하방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4분기는 작년보다 6.5일 조업일수가 작다"며 "10월부터는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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