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10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그간 발언을 되짚어보려는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9일 "지난 6월에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수 있다고 시그널을 보낸 것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밝히면서 금리 인상 깜빡이가 유지되고 있음을 재차 알렸다.

경제 회복세가 견고해지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평가다. 이미 한은은 올해 두 차례나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 北 리스크 주목…외인 이탈 지속 여부 관심

시장참가자들은 10일 한은의 금리 인상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북한 리스크가 잠잠해지는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도 최근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이 북한 리스크의 전개 과정이다.

지난 8월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진 후 한국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외국인의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이 가속했다.

이 총재는 8월 이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요소로 북한 리스크를 꼽았다.

그는 8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북핵 리스크와 사드 부작용이 커졌지만, 경기 회복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후에도 이 총재의 북한 리스크에 대한 발언은 이어졌다. 9월 7일과 21일, 10월 1일과 9일에도 북한 리스크를 우려했다.

특히 10월 중 이 총재는 좀 더 명확하게 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1일에는 "경기 회복이 지속하면 물가가 낮아도 완화 정도를 축소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북핵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있었기 때문에 시장 심리가 조금 움츠러들 수는 있다"며 북한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사실상 북한 리스크가 없다면 금리를 올리기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 10월 수정경제전망 분수령…연내 인상 가능성 타진

이 총재는 10월 수정경제전망이 금리 인상을 가시화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전일 "모든 상황을 고려해서 10월 수정경제전망을 내놓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기준으로 한은은 올해 한국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한은은 추경 집행이 성장률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10월에 내놓을 성장률은 7월 전망보다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채권 시장 참가자들 대부분은 아직 연내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도 연내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채권 시장 참가자는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이 사실상 소수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되는 등 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되는 듯하다"며 "북한 리스크가 잠잠해지면 한은은 연내를 포함해 언제든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권금리가 이미 금리 인상을 반영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자체가 시장에 줄 충격은 제한적이겠지만,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지에 따라 추가 금리 상승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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