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열흘간의 최장 연휴가 끝나자마자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대규모 매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북한발(發)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본격화했던 '셀 코리아'가 마무리될 것인지 주목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오전 10시5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3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4천억원 넘게 사들인 건 지난 6월20일 4천886억원 순매수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 8월 1조9천억원 가까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한 데 이어 지난 달에도 1조6천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북한 관련 리스크가 커지면서 셀 코리아가 강화된 것이지만, 이달 들어 첫 개장일에 외국인이 대규모 매수를 재개한 영향으로 코스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코스피는 이 시간 현재 전일보다 45포인트(1.89%) 급등한 2,440선에서 거래됐다.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매수도 지수 상승에 기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현재 지수선물을 7천600계약가량 순매수했다. 금액으로는 6천억원이 넘는 규모다.

외국인이 주식과 지수선물을 동시에 대량으로 사들인 것과 관련해 아직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지난달 국내증시를 압박했던 셀 코리아 현상이 마무리된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반면에 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 따라잡기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매수라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고유자산운용본부장은 "연휴 중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과 달리 평온한 분위기였고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도 낮아지면서 북한발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했다"며 "외국인이 매수세를 의도적으로 늦췄던 측면이 있는데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한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가 평균 1~2% 오른 데 따른 간접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증시 휴장 중에 글로벌 증시가 오름세를 보였고, 포트폴리오에 한국물 공백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를 채워가는 과정에 있다는 진단이다.

이 본부장은 "아직 북한의 위협이 끝난 것이 아니고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본격화하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글로벌 증시와 키맞추기가 어느 정도 끝나면 외국인의 조심스러운 행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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