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역 이탈이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기금본부의 실물투자팀장도 최근 사의를 표명해 핵심인력 유출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11일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민연금기금 운용역 퇴사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22명의 운용역이 기금본부를 떠났다.

기금본부 운용역 퇴사 인원수는 2013년 7명, 2014년 9명, 2015년 10명 등으로 비교적 일정했으나 기금본부의 전주 이전을 목전에 뒀던 지난해는 평년의 3~4배가량인 30명이 퇴사했다.

올해 말까지 예상되는 추가 퇴사자들을 고려하면 운용역 이탈 수는 지난해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기금본부 베테랑 운용역 중 한 명인 실물투자팀장도 사표를 냈다. 이 실물투자팀장은 기금본부의 몇 안 되는 팀장급 여성 운용역 중 한 명으로,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시장에 알려졌다.

계속되는 운용역 퇴사에 올해 4월에는 해외증권실장과 해외대체실장, 채권운용실장 등 실장급 3자리가 한꺼번에 공석이 된 적도 있었다.

경력이 11년 이상인 실·팀장급 선임 운용역과 7년 차 이상의 책임 운용역의 이탈이 두드러지면서, 기금본부의 '허리'가 부실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처럼 운용역들이 기금본부를 등지는 상황에서 국민연금 인력 보강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국민연금은 전주 이전 이후 상반기 첫 채용에서 30여 명의 운용역을 뽑으려고 했으나, 지원자 모집단의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 1차로 13명밖에 뽑지 못했다.

이후 기금본부는 부족한 인원을 메우기 위해 1차 모집이 끝나고 바로 30여 명의 운용역 2차 모집에 나섰으나 결국 30명을 다 채우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기금 규모 증가와 해외 투자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2015년 72명, 지난해 53명의 운용역을 채용했지만, 인재들이 기금본부를 계속해서 떠나면서 만성적인 인력 부족 현상을 겪게 됐다.

윤 의원은 "최근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이 해외 주요 연기금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황에서, 기금 운용역의 퇴사가 이어져 수익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돼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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