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소기업 및 농업 부문에 대한 대출을 확대한 은행에 대해 선별적으로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기로 한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 첫째, 강한 완화적 시그널을 피하게 해주고, ▲ 둘째, 거시건전성 규제에 따른 유동성 긴축을 완화해주며 ▲ 마지막으로, 소기업 지원을 통해 경제 성장의 균형을 맞춰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에이단 야오 이코노미스트는 1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야오는 이번 선별적 지준율 인하가 기존과 다른 점은 은행들에 특정 분야에 대한 익스포저를 확대해 뒤처진 경제 부문에 더 많은 대출을 지원하도록 촉구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지준율 인하는 거시건전성 규제에 따른 긴축 효과와 경기 둔화 가능성을 일부 상쇄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정책을 통해 인민은행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첫째, 강한 완화적 시그널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 산업에만 대출을 지원해 '신중하고 중립적인' 기존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인상을 시장에 계속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당국의 지준율 인하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읽힌다면 시장에 경기 전망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고, 현재 진행되는 금융 디레버리징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야오는 지적했다.

두 번째 선별적 지준율 인하는 거시건전성 규제에 따른 유동성 긴축을 완화해주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지난 1월부터 중국 당국은 은행들의 그림자 금융 이용을 차단하기 위해 은행 간 대출에 '거시건전성 평가'를 적용해왔다. 이는 은행들의 차입을 어렵게 만들어 유동성을 압박했다.

따라서 이번 지준율 인하는 유동성 총량을 늘려 은행들이 은행 간 시장에서 부외 거래(off balance sheet)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유동성 긴축 완화는 구조 개혁과 금융 디레버리징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상쇄해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준율 인하는 소기업 지원을 통해 경제 성장의 균형을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대출을 확대해 신용의 효율성을 증진하고, 고른 경제 성장을 일궈낼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경기가 깜짝 반등했지만, 이는 대체로 대형 국유기업들에만 수혜가 됐다. 중소기업들은 경기 호조에도 생산비 증가와 유동성 긴축에 따른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이번 지준율 인하도 이러한 중소기업들의 고충을 완화하기 위해 나온 조치로 풀이된다.

야오는 인민은행이 경기가 꾸준히 회복하고 있고, 금융 디레버리징을 진행 중이라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이번 선별적 지준율 인하는 유동성 관리 조치로 거시건전성 평가에 따른 긴축 가능성에 사전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다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치적 모색이라고 야오는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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