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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원 칼럼> 통상ㆍ안보의 예견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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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10.11  09: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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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따지고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우방인 우리나라에 대해 통상압력을 강화하고,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선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점 말이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갈 때 우리가 가장 걱정했던 두 가지 이슈가 불과 1년도 안 돼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대선이 진행되던 기간에 트럼프의 주요 관심국은 멕시코였으나 백악관 입성 후엔 한국과 북한이 주요 관심국으로 부상한 느낌마저 든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과 국내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검토 등 우리 경제에 부담요소가 될 이슈들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지난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가 미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는 하루 앞선 4일 한미 양국 정부가 FTA 재개정 협상을 하기로 합의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FTA 협상을 개시하자마자 한국에 공포심을 느낄만한 카드를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이미 지난달 22일 한국산 태양광 패널에도 산업 피해 판정을 내렸고 철강과 석유화학 제품 등에 대해서도 반덤핑 판정을 연이어 내리고 있다. 이러한 무차별적인 통상압력은 트럼프가 FTA 재개정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익히 알려졌듯이 '거래'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트럼프는 공포를 협상 전략으로 이용한다.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극대화해 놓고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는 방법을 자주 쓴다는 것이다. 북한을 자극하는 트럼프의 트윗도, 전방위적인 통상압력을 가하는 전략도 트럼프 특유의 협상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통상압력마저 강하게 몰아치는 형국이니 FTA 협상에서 한국의 운신 폭은 작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국가적으로 나서 한국의 기업들을 벌주려 하는데, 우리는 개별 기업들이 사안 별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상 체급이 맞지 않는 무역전쟁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우리 산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그나마 전략적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대응도 공포심을 최대한 유발하는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는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겠다고 발언한 뒤 나흘 만에 '죽음의 백조'로 일컬어지는 B-1B 랜서와 F-15C 전투기를 북한 동해 국제공역으로 진격시켰다. 일각에선 이 전투기들이 북한 풍계리에 있는 핵시설 부근까지 북상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트위터로 계속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25년간 대북 정책은 효과가 없었다. 단 한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군사적 옵션을 강력히 시사했다.

    트럼프의 경고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도발할 것으로 예상되던 북한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연말까지 추가 도발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 가운데 과연 북한은 어떤 선택을 할지, 트럼프는 어떻게 대응할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증권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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