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에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선정됐다.

세일러 교수는 행동경제학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본 상을 받게 됐다고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설명했다.

행동경제학은 경제학에 심리학과 사회학 등 관점을 접목한 것으로 고전경제학에서 가정하는 합리적 인간 개념을 거부하고, 인간이 선택에 있어 환경 등 요인에 의해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즉, 경제주체들이 제한적으로 합리적이고, 때로 감정에 치우쳐 판단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행동경제학에선 인간의 비합리성이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도 여긴다.

세일러 교수는 지난해 CNBC 인터뷰를 통해 주식투자에 앞서 자기과신 하지 말고 자신을 정확히 알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세일러 교수가 설립한 풀러&세일러 자산운용의 한 펀드는 지난 8년간 시장수익률의 두 배 가까운 수익을 내 주목받고 있다.

앞서 세일러 교수는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와 공동 저술한 '넛지'에서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선택설계의 힘을 강조했다.

'넛지'는 '팔꿈치 등으로 슬쩍 찌르다'라는 뜻의 영어단어로 책에서는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란 의미로 사용됐다.

세일러 교수는 저서에서 강제가 아닌 부드러운 개입으로 타인의 현명한 선택을 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넛지는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반면,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에 기반을 둔다.

그는 특정 선택을 제한하거나 경제적 유인을 바꾸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주목했다.

남자화장실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이자 소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줄어든 것이 그 예다.

화장실을 깨끗하게 쓰라고 하거나 파리를 겨냥하라고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행동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 넛지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이후 그의 저서 '넛지(Nudge)'와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 등이 서점가에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최근 저서로는 지난 2015년에 출간한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The Making of Behavioral Economics)'이 있다.

세일러는 이 책에서도 불완전한 인간의 잘못된 선택과 그 해결책을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알기 쉽게 기술했다. (산업증권부 이민재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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