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당국이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중국 차기 지도부를 결정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시장 당국이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에 나섰다고 전했다.

대형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주식 매도를 중단하도록 지시하고, 국유 투자 펀드를 통해 시장 급등락을 억제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상하이종합지수는 9월 초 이후 0.7% 올랐으며 이날도 0.2% 상승했다.

올해 들어 중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줄어들었다. 실제 상하이종합지수가 올해 1% 이상 등락한 경우가 단 10 거래일에 불과하다.

소식통들은 지난달 중국 증권 당국이 대형 증권사 대표들을 불러 당 대회를 앞두고 시장 안정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후 25일 회의에서는 류스위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이 나서 증권 당국과 주요 증권거래소 선임 관리들을 소환해 "정치 의식" 수준을 고려할 때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중국 당국은 당 대회를 앞두고 외환시장 개입에도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더들은 WSJ에 국유은행들이 최근 며칠간 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영향으로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절상 기조로 돌아섰다.

중국 당국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창구 지도 등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종종 개입에 나선다.

최근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증권사들에 주말과 공휴일 동안 최소 직원을 사무실에 배치해 만약에 사태에 대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임원은 이번 중추절 연휴에 사무실에 출근했다며 화난 개인 투자자들이 건물 앞에서 항의할 때를 대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중국 단기금융시장 대형 브로커 중 한 곳의 딜링룸 팀장은 회사가 모든 거래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당 대회 이후로 미뤘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작더라도 잠재적 위험이 나타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창구 지도와는 별도로 '중국증권금융'과 '중앙회금투자공사'와 같은 국유 투자 펀드가 시장 급등락을 막기 위해 주식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도 했다.

'국가대표팀'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자금은 2015년 주식시장 붕괴 이후 주식시장에서 시장을 떠받치는 역할을 맡아왔다.

실제 국경절 연휴 후 첫 개장한 9일 상하이증시가 장 초반 1.6% 급등세를 보이자 국유 펀드들이 나서 대형 은행주를 처분해 시장 과열을 막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시장 안정이 류 주석의 최우선 과제로 그는 과도한 랠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이것이 국가대표팀을 보낸 이유다"라고 말했다.

캐피털 증권의 에이미 린 애널리스트는 중국 당국의 조치는 지금까지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러한 개입은 장기적으로 "시장에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린은 "개인 투자자들은 정부에 앞으로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이 떨어질 때마다 당국을 탓할 수 있다.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그들이 성숙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