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2일 서울채권시장은 레벨 메리트에 따른 저가매수가 꾸준히 유입될지에 주목하면서 눈치 보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참가자들은 해마다 4분기에는 연말을 앞두고 분위기가 늘 좋지는 않았다고 회상하면서도 올해는 유독 겨울이 빨리 찾아왔다고 느끼는 듯하다.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속에서 한국도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하면서 채권투자심리는 어느 때보다도 약화한 상황이다.

전일 채권시장 흐름을 보면 저가매수 시도가 얼마나 애달팠는지를 알 수 있다.

국채선물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에 강세로 출발했다. 미 금리가 소폭이나마 하락했고, 북한 노동당 창건일에도 도발이 없었다는 점 등이 저가매수 욕구로 나타났다.

채권의 강세 전환을 매도 기회로 삼으려는 참가자들도 많았다. 매수와 매도가 팽팽하게 맞서는 양상이었다.

외국인이 국채선물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저가매수는 또다시 자취를 감췄다. 10년 국채선물은 외국인 매도에 결국 음봉으로 마무리했다.

시장참가자들 역시 현재 금리 레벨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15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도 매수를 주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4분기에 닥칠 여러 가지 불확실성과 금리 수준을 비교했을 때, 불확실성에 무게를 더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힌트가 나올지가 관건이다. 만약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도 열어놓는다면 미국 금리 인상과 맞물리면서 채권투자심리는 더 취약해질 수 있다.

한은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줄곧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채권시장 역시 금리 인하에 익숙하다. 금리 인상에 대응한다고 해도, 5년 만에 인상인 데다 미국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에 나타날 파급효과를 예측하고 포지션을 잡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수급상으로는 은행채 발행이 계속 금리 하락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 규제 강화와 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을 때 채권을 발행하려는 욕구가 겹친다.

채권시장은 해마다 10~11월에 겪었던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가 올해도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악화한 수급 환경에 과거 학습효과가 더해지면서 은행채 발행은 크레디트 시장뿐만 아니라 단기물 전반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시장이 예상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대부분 위원은 연내 금리 인상에 우호적이었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6.7% 반영했다.

뉴욕증시는 9월 FOMC 의사록을 탄탄한 경제성장으로 해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21포인트(0.18%) 상승한 22,872.89에 거래를 마쳤다.

미 금리는 예상에 부합한 FOMC 의사록에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10년물은 0.99bp 하락한 2.3501%, 2년물은 0.39bp 낮은 1.5125%에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32.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5.20원) 대비 2.65원 하락했다.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8센트(0.8%) 상승한 51.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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