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새 정부의 헬리콥터 머니가 투입된 모태펀드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자금 유치에 성공한 곳은 연내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고, 탈락의 고배를 마신 곳은 재도전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10월 수시 출자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진행된 3차 정시 출자사업 결과 탈락의 고배를 마신 후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코리아에셋은 가상·증강현실 분야에서 200억원의 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태펀드에는 120억원의 출자를 요청해 둔 상태다.

코리아에셋은 지난 10일 발표된 한국모태펀드 3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운용사로 선정되지 못했다. 청년창업과 재기지원 분야에 지원했으나 두 분야에서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벤처캐피탈인 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고 청년창업 분야에 지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65억원의 모태 자금을 가지고 275억원 이상의 펀드를 결성하기로 했다.

코리아에셋의 경우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실시한 출자사업에서도 적격성을 인정받지 못해 운용사로 선정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이번엔 공동 GP 없이 단독으로 입찰한 점도 다소 불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트랙 레코드, 운용 인력 등이 부족해 단독으로 입찰에 성공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신한금투는 금융그룹 네임밸류도 있어 유망 벤처캐피탈과 협업을 통해 모태 자금 유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되고,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추가 경정예산 8천억원을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모태펀드 3차 출자액은 8천600억원으로 지난해 1천억원의 9배 수준에 달했다.

새 정부의 헬리콥터 자금이 청년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청년창업 펀드 조성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다. 코리아에셋과 신한금투가 동시에 지원한 청년창업 분야에는 50개 기관이 입찰했고, 출자 요청액이 9천900억원에 달해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적으로 21개 운용사가 선정돼 총 5천520억원 규모의 펀드가 3개월 내로 조성될 전망이다. 이 중 모태펀드가 출자하는 금액은 3천300억원이다.

절대적인 규모 면에서 신한금투가 조성하는 펀드가 큰 금액은 아니나, 업계 관계자들은 증권사 중에서 가장 처음으로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청년창업 펀드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신한금투 측은 "중소·벤처기업 투자 확대를 통한 증권업계 내 신기술사업 비즈니스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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