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과 제조업 중심으로 개선 추세가 유지되고 있는 반면, 내수 회복세는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9월 경기 인식과 비교하면 내수 부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KDI는 12일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수출 호조에 따라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생산이 증가하면서 생산 측면의 경기지표들은 다소 개선됐다"고 판단했다.

9월 수출(금액 기준)은 8월(17.3%)보다 큰 폭 확대된 전년 동월 대비 35.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70.0%)와 철강(107.2%), 자동차(57.6%)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양호했다.

조업일수 증가(3일)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액도 전월(17.3%)보다 조금 높은 19.4%를 나타냈다.

KDI는 다만, 10월 초 장기 연휴를 앞둔 조기 통관의 효과를 고려하면, 10월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8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이 증가로 전환하면서 전월(2.0%)보다 오름폭이 조금 커진 2.6%를 보였다.

광공업생산은 전자부품(17.8%)과 자동차(14.8%) 등에 힘입어 2.7%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금융·보험업(4.9%), 보건·사회복지(6.6%) 등을 중심으로 2.1% 늘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73.1%)보다 낮은 72.0%로 재차 하락했다.

KDI는 소비 증가세가 축소되는 등 내수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7월 일시적 요인으로 상승했던 소매판매 증가율이 8월 들어 비교적 크게 하락했고, 소비심리도 점차 약화하고 있다.

8월 중 소매판매액은 전월(3.5%)보다 증가 폭이 축소된 0.8% 증가율에 불과했다.

비내구재(-1.1%)와 준내구재(-1.7%)가 줄었다. 내구재는 통신기기 및 컴퓨터(-4.2%)가 부진해, 전월(11.8%)보다 낮은 5.6%에 그쳤다.

서비스업 생산 가운데 민간소비와 관련이 큰 도소매업은 전월(1.4%)보다 오름세가 줄어든 0.5% 상승에 그쳤고, 음식·숙박업은 전월과 동일하게 3.9% 줄었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7.7로 기준치(100)를 상회했지만, 전월 대비 2.2포인트(p) 내렸다.

건설투자도 둔화할 조짐이다. 건설기성(불변) 증가율은 전월 13.2%보다 낮은 8.1% 증가율을 나타냈다. 건축수주는 3.4% 감소했다.

설비투자(13.2%)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중심으로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여타 내수부문의 부진을 일부 보완했다.

고용시장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8월 취업자는 작년 같은 기간대비 21만2천명(0.8%) 늘어나는데 그쳤다. 7월(31만3천명, 1.2%) 대비 오름세가 축소됐다.

KDI는 "소비자심리지수 가운데 현재경기판단(93→87)과 향후경기전망(104→96)이 비교적 크게 하락했다"며 "소비 개선 추세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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