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건설업종의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증권사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어 배경이 주목됐다. 주택사업 호황의 영향으로 실적 상승이 예견되지만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 정책, 해외발주 증가에 못 미치는 수주 실적 등 성장의 한계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됐다.

12일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동 지역의 입찰서 발급 기준 발주 금액은 660억달러로 지난해 350억달러 대비 91%, 상업입찰 마감 기준으로는 539억달러로 59% 증가했다.

발주물량은 대폭 증가했지만 수주 실적은 이에 다소 못 미쳤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해외수주실적은 22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데 그쳤다.

문제는 수주에서 계약체결까지 이어지는 시간이다. KTB 투자증권은 입찰서 발급 뒤 업체 선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난 2011년 214일에서 올해 319일로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중동 주요 발주처의 프로젝트파이낸스(PF) 의존도가 늘어난 까닭인데 저유가 지속, 글로벌 PF 자금 위축 등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출처: KTB 투자증권>



건설업종 호황을 견인하는 주택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KB증권은 최근 제시한 건설업종 전망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주택시장 규제강화로 평가하며 보유세 인상 등 규제책이 건설업종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내년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며 현재 주택시장을 견인하는 서울도 공급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정부에서 검토 중인 후분양제 도입이 분양가 규제 회피 등의 이유로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거론되고 있는 점도 공급 축소에 힘을 실었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몇 년간 누적된 분양물량에 대한 부담과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 기조가 맞물리면서 주택시장에서 건설업종의 주가 모멘텀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외시장에서 차별화된 사이클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건설업종은 2019년까지 실적과 영업현금흐름 개선이 예상된다"면서도 "국내외 신규수주 둔화, 산업리스크 증가, 정부 정책의 민감도 등을 고려할 때 업종 벨류에이션은 할인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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