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감사원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연기금 해외투자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사학연금 해외투자 현황 감사를 이달 말께 시작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올해 하반기 특정·성과감사 중 하나로 공공자금 해외투자를 지목했는데, 해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공적 연기금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으로 보인다.

사학연금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 공공자금을 운용하는 공제회, 각종 공적기금 등이 올해 하반기 집중 감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감사원은 국민연금 기금운용 및 경영관리 점검에도 나섰는데, 국민연금 투자의사 결정의 적절성과 지배구조의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감사원은 국민연금 감사와 의견 수렴 후 감사보고서를 내부 검토 중이다.

감사원의 해외투자 점검이 하반기에 이뤄지면서 당초 계획됐던 군인공제회 자산운용 감사와 우정사업본부 경영관리 점검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연기됐다.

연기금들은 저금리 기조에 앞다퉈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주식은 수익성이 높으나 리스크가 그만큼 크고, 국내 10년물 국채 금리는 2% 초·중반대에 불과해 수익률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해외투자는 지난해 말 기준 27% 수준이었지만, 2022년 말에는 40% 내외까지 확대된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를 위해 현지운용역을 채용하고, 국내 인력 등을 파견해 해외사무소 총 인력을 올해 4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공무원연금은 해외투자 비중을 지난해 18%에서 오는 2020년 30%까지 확대하며, 사학연금도 해외 부동산, 인프라, 사모부채펀드(PDF) 등 다양한 투자로 2021년 해외자산 비중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연기금 해외투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외투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에 직접 노출되고, 경기 둔화 시 자산 가격 하락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 오피스 빌딩 시장에서 국내 연기금이 '큰손'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미 선진국 오피스 빌딩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서 고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연기금들이 해외투자에 적극적인데, 특별히 전망이 좋아서 투자하기보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 가격도 많이 올라 해외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