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채권시장만 거래량 감소와 금리 급등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3일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과 한국 등 통화정책 정상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다음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수정경제전망을 앞두고 이주열 총재가 '금리 인상 깜빡이'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지도 불안 요인 중 하나다.

이 총재는 지난 9일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수 있다고 시그널을 보낸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휴 이후 장외시장과 장내시장을 포함해 채권 거래가 급감했다고 토로했다.

연합인포맥스 일자별 거래현황(화면번호 4504)에 따르면 장내시장과 장외시장을 합친 전체 채권 거래량은 연휴 직후인 지난 10일 10조1천910억 원으로 급감했다. 지난 11일에는 거래량이 약 28조9천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전일은 다시 21조7천억 원가량 거래됐다.





참가자들은 4분기에 접어든 가운데 긴 연휴 직후 연이은 악재에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거래 의지를 상실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들은 저가매수가 들어오고 있지만, 활발하지는 않다고 우려했다.

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연휴 후유증인지 시장의 거래가 많지 않다"며 "국고 3년물 기준으로 1.90%, 10년 2.40% 수준에서 담을 만하다는 인식은 있는데, 매수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3년 경과물과 5년 경과물을 담는 것을 보며 국내 투자자들도 조금씩 담아볼까 생각하는 수준이지 매수가 강하게 살아나지는 않은 듯하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저가 매수가 들어올 수 있는 레벨이지만, 4분기라는 계절적 요인 등으로 적극적인 매매가 안 보인다"며 "뿐만 아니라 아직 발생하지 않은 악재들이 가득해 손이 쉽게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이 원화채 대량 매도 이후 현물채 매수에 나섰는데, 국채선물을 언제까지 매도할지도 불확실성 요인이다"고 덧붙였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은 횡보 흐름이 예상된다"며 "최근 금리 급등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란 기대는 유효하지만, 여전히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이 산재한 상황이라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편, 주식시장은 기업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고, 외환시장은 매파적인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에도 달러 약세가 진행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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