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국내외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로 옮겨가고 있다. 과열 논란도 있으나 아직 대체투자 시대의 서막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우리나라보다 대체투자 역사가 긴 호주에서는 이미 이런 자산은 기관투자자들의 단골 투자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호주의 대체투자 자문사 프론티어 어드바이저는 당분간 전 세계적으로 대체투자 자산의 가격 상승과 안정적인 수익을 예상하며 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림 1*



피터 시아피쿠디스 호주 프론티어 어드바이저 인프라스트럭처 부서장은 1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의 정부 소유 부동산과 인프라의 민영화가 최근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부동산 가격 등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지적은 시기상조다"며 "상업용 오피스 수익률도 당분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프론티어 어드바이저는 1994년에 설립된 투자자문사로 2천350억 호주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295조원의 자금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거용 부동산은 자문 대상이 아니며 주로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과 인프라에 집중한다. 이는 호주 부동산 시장 특성상 아파트 등 대규모 거주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렌트 수익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오피스, 쇼핑몰을 비롯해 독점적으로 운용되는 항공, 항구 등의 인프라 투자가 발달했다.

시아피쿠디스 인프라스트럭처 부서장은 "호주는 정치적 리스크가 낮고 독점 기업에 대한 규제 제도가 잘 정비돼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인프라의 경우 듀레이션도 50년에서 99년에 이르는 등 초장기란 점에서 장기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국부펀드나 연기금에 적당하다"고 귀띔했다.

또 글로벌 자금의 국경 간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건물주가 입주자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상업용 오피스 수익률 상승에 꾸준히 기여하는 요인이다.

팀 스트린저 부동산 부분 부서장은 "상업용 부동산 부문은 정부 개입이 없고 레버리지 비율이 매우 낮아 시장 수급에 맞게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며 "과거에는 전체 렌트비의 35%가 인센티브였는데 현재 20%로 줄어들어 실질 렌트가 올라가고 있으며 공실률도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경간의 자금 이동이 자유로워 지고 있다는 점도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을 비슷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다른 국가와 비교해 호주 부동산은 여전히 오를 여지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호주 달러 가치가 내리막을 걷고 있으나, 부동산과 인프라 펀드는 완전히 환 헤지를 하는 상품이고 만기가 길기 때문에 환 변동성에 따른 손익은 우려 사항이 아니라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시아피쿠스 부서장은 "환 헤지를 완전히 함으로써 인프라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어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환 변동성이 수익에 영향을 주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해외 호텔에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팀 스트린저 부동산 부분 부서장은 "호텔은 단순히 부동산을 사는 것뿐만 아니라 객실 비용 등 운용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영역이다"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자산이 맞기 때문에 경영까지 고려해야 하는 호텔은 투자 대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시아피쿠스 부서장은 "한국의 기관투자자들은 수입이 일정하고 중수익 이상의 낮은 위험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호주의 기관들과 투자 스타일이 유사하다"며 "호주 대체투자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kl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