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 경제방송 CNBC의 론 인사나 선임 애널리스트는 방정식으로 적정 금리를 산출하는 테일러 준칙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펼치는 것은 예술과 같으므로 기계적으로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인사나 애널리스트는 12일(미국시간) 기고에서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이사가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그를 알고 존중하지만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처럼 규칙에 따른 정책 결정을 선호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갭(실제 GDP와 잠재 GDP의 차이)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는 테일러 준칙은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 준칙대로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지난 몇 년 동안 금리를 수차례 올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말부터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해왔다고 공공연히 비판해 왔는데 테일러 준칙에 따를 경우 이런 시기에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인사나 애널리스트는 꼬집었다.

그는 테일러 교수와 워시 전 이사가 그간 가파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며 연준이 자산 버블과 물가 급등을 야기하고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서는 보유 자산 규모를 축소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인사나 애널리스트는 수정된 테일러 준칙마저도 옳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준칙대로 정책을 펼쳤을 때 경제가 어떤 충격을 받았을지만이 궁금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통화정책은 예술과 같은 과학이라면서 자동 조종 장치에만 의존해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학 모델에는 종종 결함이 발견된다며 1970~1980년대에 계량 경제 모델이 유행했으나 물가와 금리, 실업률이 오를 것을 예견하는데 실패한 바 있다고 인사나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그는 필립스 곡선도 현재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데 취약한 것으로 입증됐다면서 재닛 옐런 의장과 벤 버냉키 전 의장은 연준이 민첩하면서도 개방적이고 경제 환경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인사나 애널리스트는 옐런 의장과 버냉키 전 의장이 단순한 모델로 국내외 다양한 변수를 반영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며 이들의 접근은 옳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교수나 제롬 파월 연준 이사는 옐런 의장을 대체할 수 있다면서도 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골드만삭스의 회장이었을 뿐 금융 당국자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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