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지난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허리케인 '하비'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 영향으로 두 달째 상승했지만,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다.

13일 미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계절 조정치)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6% 상승이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로는 2.2%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9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9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7% 높아졌다. 지난 5월 이후로 계속 같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을 제외하고 다른 물가 상승이 약하다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에게 혼재된 신호로 읽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비 13.1% 급등했다.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음식 가격은 0.1% 올랐다. 9월 주거비용은 0.3% 상승했다.

약, 의류 가격은 내려갔다. 자동차는 신차와 중고차값이 모두 하락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2012년 중반 이후 계속 목표치 2%에 미달하고 있다. 7월 이 지수는 전년대비 1.4% 올라, 2015년 12월 이후 가장 작은 폭을 기록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는 지난 7달 중 6달이나 시장 예상에 못 미쳤다며 연준은 저물가의 신비한 특성을 강조하지만 우리는 12월 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실수할 위험을 키운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웰스파고 증권의 사라 하우스 경제학자는 "예상보다 약한 근원 물가는 우리가 8월에 봤던 물가 동력이 지속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이는 연준에 많은 고민을 남긴다"고 말했다.

베렌버그 캐피털 마켓츠는 "연준은 최근의 허리케인이 헤드라인 물가를 더 끌어올릴 것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을 것이다"라며 "물가 상승은 단지 완만하게 지속할 것이지만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하는 데는 충분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물가가 불확실하다면 연준이 12월 후에는 금리 인상을 잠시 중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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