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엔화에는 약세를 유지했지만, 유로화에는 반등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8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25엔보다 0.38엔(0.33%)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81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33달러보다 0.0014달러(0.11%)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23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2.84엔보다 0.61엔(0.46%) 낮아졌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3291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32612달러보다 0.0003달러(0.22%) 강해졌다.

달러화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지 못한 CPI 영향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수직으로 하락 출발했다. 달러화는 111.68엔까지 내렸다. 2주내 최저치 수준이다.

전일 달러화는 미국의 9월 CPI 발표를 앞두고 경제지표 호조에도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세를 보였다.

BK 자산운용사는 달러화는 111.50엔에 주요 지지선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CPI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날 CPI는 고용시장 호조에도 물가가 여전히 약하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81% 반영했다. 전일에는 87% 정도였다.

ADS증권의 콘스탄티노스 앤티스 연구자는 "최근 달러의 약세는 낮은 물가에 대한 연준의 우려 결과"라며 "이날 소비자물가는 투자자들에게 자세히 관찰될 것이다"라고 CPI 발표 전에 지적했다.

앤티스는 "물가 지표가 완전한 강세를 보인다면 저물가에 대한 연준의 우려를 완화할 것이다"라며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과가 반대로 나온다면 달러 강세론자들에게 실망을 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공정 가치를 1.30달러 부근으로 계산했다.

투자은행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화 강세에 대해서 더 인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유로화가 이 수준까지 더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ECB가 유로화 강세에 대해서 더 인내하는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 회복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로화가 그 수준으로 더 빠르게 수렴하게 하는 문을 열어준다"고 분석했다.

은행은 유로화에 대해서 장기 강세 전망을 하면서 2018년 말까지 1.25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투자은행은 또 높은 임금과 약한 엔화 가치 때문에 일본에서도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본은행(BOJ)이 G10 중앙은행 중 물가 상승에 가장 적게 반응할 것이기 때문에 달러화를 엔화에 대해서 과매수(롱)할 것을 추천했다.

지난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허리케인 '하비'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 영향으로 두 달째 상승했지만,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다.

미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계절 조정치)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6% 상승이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로는 2.2%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9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9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7% 높아졌다. 지난 5월 이후로 계속 같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을 제외하고 다른 물가 상승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9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비 13.1% 급등했다.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음식 가격은 0.1% 올랐다. 9월 주거비용은 0.3% 상승했다.

또 지난 9월 미국 소매판매가 허리케인 영향에 따른 부진 이후에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 덕분에 큰 폭으로 반등했으나,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다.

미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5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WSJ 조사치는 1.7% 증가였다.

자동차와 부품 판매가 3.6% 늘었다. 허리케인 침수 등의 피해를 본 자동차 교체수요로 풀이됐다.

자동차를 제외한 9월 소매판매도 1.0%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8%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 가격은 허리케인 영향으로 미국 남부 해안의 정유 시설이 폐쇄됐던 영향으로 급등한 바 있다. 9월 주유소 판매는 5.8% 증가했다. 2013년 2월 이후 가장 많다.

이 외에 건축자재, 식료품, 음식점, 전자상거래 판매 등도 모두 올랐다.

반면 가구점, 전자제품, 백화점 판매는 감소했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보이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 발언이 나오자 달러화가 유로화에 급격히 낙폭을 줄였다.

빅토르 콘스탄치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워싱턴 D.C에서 열리고 있는 IMF 연차 총회에서 "지난 2016년 11월 미 대선 이후 올해 봄까지 세계 경제, 특히 미국 경제가 상당한 팽창 단계를 맞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는 현실화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95.1에서 101.1로 상승했다. 이는 2004년 이후 최고치다. WSJ 조사치는 95.3였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의 2.7%에서 2.3%로 낮아졌다. 전월의 수치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으며 지난 4개월간 2.6%가 유지된 흐름을 깬 것이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전월의 2.5%에서 2.4%로 내렸다.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다.

미시간대 소비자서베이 부문 디렉터 리처드 커틴은 "10월 신뢰도 지수의 급등은 나이와 정치색깔에 구분 없이 나타났다"며 "이는 현재의 경기 확장이 최소 2018년 중반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가 다시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는 가운데 엔화에 횡보했다. 유로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 영향으로 달러화에 추가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핵협정을 미 의회와 동맹국들이 수정하지 않으면 파기하겠다고 밝힌 여파도 달러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마켓워치가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이날 소비자물가에도 연준은 12월 금리 인상에 집착할 가능성이 크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지명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제롬 파웰 현 연준 이사에 이어 최근 존 테일러 스탠퍼드 경제학과 교수를 차기 의장 후보로 만났다.

이날도 연준 위원의 발언이 지속했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오전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홍콩에서 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연준이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못 하게 할 증거를 아직 보지 못했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날 퇴임한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재선임하라고 권고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보스턴에서 열린 연설에서 "우리는 인내할 수 있다"며 "사실 우리가 현명한 정책을 하지 않는다면 국내총생산(GDP)은 앞으로 몇 년간 하락추세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카플란은 "우리는 올해 두 번 금리를 인상했다. 채권 금리는 무엇을 했는지 보면 내려갔다. 이는 흥미롭다"며 "10년물 국채 금리가 이 범위에 있다면 이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여지를 제한한다"고 강조했다.

카플란은 이날 연준이 금리를 언제 인상해야 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