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600조 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 주거래은행 선정을 앞두고 16일 시중 은행장들이 전라북도 전주를 찾는다.

최대 5년간의 사업권이 걸린 이번 입찰은 올해 시중은행 기관영업 중 가장 치열한 경쟁이 될 것으로 손꼽혀왔다.

세계 3위 연기금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이란 타이틀을 갖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은행장들은 국민연금에 직접 주거래은행이 되기 위한 각오를 적극적으로 피력할 예정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오전 전주 기금운용본부에서 주거래은행 선정을 위한 제안서발표회(프레젠테이션, PT)를 진행한다.

이번 입찰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4파전'으로 치러진다.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이날 본격적인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간략한 인사말과 향후 포부 등을 국민연금 관계자에게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참석차 미국 출장 중인 관계로 참석하지 못한다.

은행장이 기관영업 프레젠테이션이 직접 얼굴을 비치는 것은 이례적이다.

당초 지난달 22일 열릴 예정이었던 프레젠테이션이 연기되며 장소도 서울에서 전주로 바뀌었지만, 이번 입찰의 중요성을 고려해 은행장들이 예정대로 프레젠테이션이 참석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이 갖는 경제적 효용성을 차치한다 하더라도 이번 입찰은 은행 간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며 "은행장이 직접 참석하는 것도 그런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각 은행에 주어지는 시간은 30분이다. 이후 20여 분간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협상적격자는 제안서 발표에 대한 심층 평가를 포함한 종합평가 결과 고득점자순으로 결정된다.

제안서 평가 배점 90점 중 85% 이상을 득점한 은행 중 수수료 평가와의 합산점수가 가장 높은 은행부터 순차적으로 협상자격을 얻는다.

우선협상 대상자와의 협상이 결렬되면 차순위 협상대상자와 추가 협상이 진행되는 만큼 제안 은행은 최대한 고득점을 받아야 한다.

앞서 2007년에도 시중은행 7곳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최종 주거래은행 계약은 3순위였던 신한은행이 따냈다.

신한은행은 2012년 입찰에서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며 지난 10년간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담당해왔다.

과거 입찰에서 아깝게 고배를 마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올해 입찰은 더없이 중요하다.

최근 경찰공무원 대출 사업권을 뺏기기도 했던 신한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편 이번 입찰을 통해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으로 최종 선정되면 내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자금결제 등 입출금 업무는 물론 국고납ㆍ채권 매매 결제 업무와 법인카드 관리, 외환관리, 보험료 수납, 급여 지급계좌 설치 등의 일을 맡게 된다.

기본 계약 3년 이후 연간 평가에 따라 1년씩 최대 두 번까지 연장할 수 있는 만큼 사실상 2023년 3월까지 5년간의 사업권을 가져간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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