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고강도 주택담보대출 규제에도 주요 은행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많게는 5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신한지주를 꺾고 2분기 연속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6일 KB금융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27일 하나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이 잇따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신한금융도 조용병 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17일 귀국하면 날짜를 확정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KB금융은 3분기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1조 원에 가까운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을 보면 최근 두 달간 4곳의 증권사가 전망한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6.06% 급증한 9천115억 원이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 전망치 8천242억 원보다 1천억 원 가까이 많다.

KB금융의 순익 증가는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지난 2분기부터 KB손보와 캐피탈의 실적을 100% 반영, 지주 전체 순익에서 KB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 75%에서 63%으로 낮아졌지만, 비은행부분 비중은 25%에서 37%로 확대됐다.

복합점포 등을 통한 계열사 시너지 효과와 대출 이자이익이 늘어난 점도 순익 증가에 견인했다.

최근 회장·행장 분리를 통해 지배구조 안정화 궤도에 들어섰고, 허인 행장이 은행 영업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여 순익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은행 부문 비중이 40% 내외까지 상승하면서 포트폴리오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올해 연간 실적에서 KB금융이 금융권 중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도 1년 전보다 21.51% 증가한 5천677억 원을, 기업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도 3천566억 원으로 26.4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은행은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요인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59% 감소한 2천1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의 호실적이 전망되는 이유는 8·2 부동산대책에도 원화 대출이 견조하게 늘고 신용대출과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 실적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옥죄기로 했지만, 본격적인 시행 이전인 7~8월에 계약을 체결한 이들의 대출이 9월 중 실행됐고, 서울 등 인기 지역의 부동산 거래량이 폭등한 영향도 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고객에 뺏길라 파격적인 금리 조건으로 신용대출이 많이 증가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완만하게 오르고 있고 저원가성 예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순이자마진도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대출 축소로 건전성도 좋아져 전반적으로 올해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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