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다시 이어가는 과정에서 대표적인 장기투자기관인 연기금과 보험의 매매가 엇갈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를 2개월가량 남겨놓은 상황에서 보험은 올해 목표수익률을 채운 만큼 고유계정을 중심으로 '북 클로징'에 나선 반면 보험보다 호흡이 긴 연기금은 추가 상승을 내다보고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연기금 역시 목표수익률을 초과했고,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액 증가로 국내 주식의 목표 비중을 초과할 수 있어서 향후 보험과 마찬가지로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1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1조308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2천522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보험은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1천521억 원의 순매도를, 코스닥에서 181억 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지난달 말 2,372선까지 조정을 받았던 코스피는 지난 12일 2,474.62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연기금은 지난달 28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6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보험은 5거래일째 순매도를 지속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상위종목(화면번호 3330)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번 달 들어 삼성전자, 삼성물산, LG이노텍, 카카오, NAVER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보험은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와 SK하이닉스,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을 많이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최근 보험의 순매도세는 변액보험 계정이 아닌 고유계정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장기보험 등의 고유계정은 올해 벌어야 할 목표 금액이 있는데, 올해 코스피 초강세로 이미 그 목표 금액을 채운 만큼 서둘러 북 클로징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두 달여가량 남겨놓은 상황에서 보험은 위험을 지고 가기보다는 수익을 확정 짓자는 분위기"라며 "고유계정은 공모펀드를 통해 일임으로 분산 투자하는데 최근 공모펀드에서 나오는 환매가 보험 일반계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연기금은 IT 고점 논란이 일던 6~7월께 일부를 차익실현한 뒤 최근에는 막판 목표수익률을 좀 더 끌어올리기 위해 비운 주식을 채우고 있다.

연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은 주식을 추가로 사지 않았음에도 주가 상승에 따라 자산 배분에서 국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목표 수준을 넘어섰지만, 주식을 줄이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금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절대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상대 연기금과의 수익률 우위도 중요해 아직은 서로 눈치 보기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연기금들이 목표 비중의 범위 상한에 가까워지면 기계적으로 비중을 줄여야 해 추가로 주가가 상승하면 연기금 역시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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