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들이 코스피 상승으로 국내 주식에서 우수한 수익률을 거뒀지만, 동시에 주식 평가액 증가로 자산배분 고민에 빠졌다.

시장가격 변화에 따른 자산의 자연적인 비중 변동인 '드리프트'로 국내 주식 비중이 예상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기금들은 국내 주식을 신규로 투자하기보다는 해외채권이나 대체투자 자산을 늘려 배분 비중 조절에 나설 계획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의 올해 상반기 말 국내 주식투자 금액은 3조5천35억 원,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88%로 올해 목표 비중 23.48%를 6개월 만에 이미 넘어섰다.

국민연금의 올해 상반기 말 국내 주식 자산은 약 124조 원으로, 전체 자산 중 약 20.9%에 달한다.

국민연금의 올해 말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목표 비중은 19.2%, 금액은 약 116조 원으로 상반기에 비중과 금액 모두 목표를 초과했다.

코스피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대형 상장사들의 이익 개선과 새 정부 출범 기대감으로 급등하면서 연기금은 수익률 걱정을 덜게 됐다.

국민연금의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수익률은 21.13%로 벤치마크를 112bp 상회했다. 사학연금도 상반기 국내 주식 직접 투자에서 20.78%, 간접투자에서 19.47%의 수익률을 보였으며, 공무원연금도 직접 투자에서 21.81%, 간접투자에서 18.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드리프트로 국내 주식 자산이 급증해 자산 배분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점은 연기금에서 부담이다.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이 있으므로 주식자산을 더 매입하기도 힘들고, 오히려 타이밍을 맞춰 차익 실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몇몇 공제회는 코스피 조정 시 주식자산 일부를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들은 신규 주식투자보다는 해외채권이나 대체투자 자산을 늘리면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은 상반기 국내 주식 위탁사를 선정해 올해 연간 계획은 완료했으며, 내년에나 국내 주식 운용사를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대신 국민연금은 하반기 미드캡(Mid-Cap), 벤처 사모펀드(PEF) 위탁운용사 6곳을 선정해 총 6천500억 원가량을 출자할 계획이다.

공무원연금은 올해 글로벌 회사채와 구조화 채권 등에 투자해 해외채권 비중을 올해 5% 수준까지 확대하고, 하반기 PEF와 벤처캐피탈(VC)펀드 등에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행정공제회는 지난해 말 6천억 원가량이었던 해외채권 자산을 올해 말 1조 원까지 늘리고, 해외 인프라도 올해 최대 5천억 원까지 신규 투자한다.

연기금의 한 CIO는 "코스피 상승으로 주식 평가이익이 증가했는데 일부는 차익 실현을 했다"며 "하반기는 대체투자 집행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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