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채권으로 본 원자력과 태양광
<배수연의 전망대> 채권으로 본 원자력과 태양광
  • 승인 2017.10.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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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원자력 발전소의 존치 여부와 태양광 발전 등의 전망을 둘러싸고 에너지 전문가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 선뜻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찬반 양 진영이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논리적 근거를 들고 있어서다. 하지만 돈 냄새 잘 맡는 채권업계 등 금융업종 종사자들은 이미 결론을 내린 듯하다. 채권업계는 태양광 발전 회사의 20년물 이상 회사채 등 장기물 채권을 대거 매수하면서 핑크빛 미래에 대한 베팅을 강화하고 있다.

◇ 채권쟁이 등 금융전문가는 태양광 열혈지지자

16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간판 증권사들이 태양광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글로벌 에너지·인프라 사모펀드 운용사인 캐피털다이내믹스가 발행하는 선순위 채권 6천670만달러를 매입했다. 채권 전체 발행 규모는 2억3천600만달러에 이른다. 글로벌 대형 보험사 등이 나머지 물량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캐피털다이내믹스는 채권발행을 통해 조성한 자금 등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해당 채권이 향후 20년간 연 4%대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투자도 캐피털다이내믹스가 발행한 채권 4천만달러를 매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채권투자 등의 형태로 지난 4월에 미국 캘리포니아 모아파 태양광 발전소에 860억원을 넣었고 지난해에도 미국 대형 발전회사인 도미니온의 태양광 발전소에 520억원을 투자했다.

토니세바가 쓴 '에너지 혁명 2030'에 따르면 미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태양광발전의 미래에 대한 베팅이 강화되고 있다. 투자의 현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워런 버핏은 이미 2012년에 미드아메리칸이라는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소에 24억달러나 질렀다. 미드아메리칸 에너지의 토파즈솔라팜즈라는 자회사는 채권 발행에도 성공했다. 당시 연 5.75%에 8억5천만달러의 채권이 성황리에 소화됐다. 해당 채권은 4억달러나 초과 발행돼 소화됐다.

2013년 솔라시티라는 태양광 발전 관련 회사는 5천440만달러 규모의 자산담보부 채권을 발행하는 데도 성공했다. 규모는 작지만 S&P가 BBB+ 등급을 부여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포드자동차의 BBB- 보다 높은 등급이었기 때문이다. 솔라시티가 첫 걸음을 떼면서 태양광 산업의 자산담보부 채권은 1조8천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밖에도 주택용 태양광 프로젝트 금융운용회사인 클린파워파이낸스는 지난해 5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 토니세바 "원전은 좀비"…시티 "원전은 비싸다"

'에너지 혁명 2030'을 쓴 토니세바는 "원자력은 좀비"라고 비난했다. 살아있는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어서다. 살아있는 자의 피를 빨아먹는 좀비처럼 원자력은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이뤄진 보조금에 의존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원자력이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청정에너지'로 자리 잡은 것도 업계의 로비 결과로 평가 절하됐다.

태양광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 금융업종은 원자력에 미래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티은행은 원자력 산업에 대한로 보고서 제목을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경제학은 이를 거부한다'로 붙였다. 원자력은 너무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원자력은 엄청나게 비싼 탓에 대규모의 보조금과 정부 보호를 수반하는 규제포획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지목됐다. 규제포획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규제기관이 피규제 기관에 의해 오히려 포획 현상을 일컫는다. 정부 기관이 보호해야 할 공공의 이익을 희생해서 정작 규제해야 할 산업계를 보호하는 꼴이다.

토니세바는 지난 2012년에 발표된 영국 셀라필드 원자력 발전소의 해체비용이 1천100억달러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원자력 발전 비용에 발전소 해체 비용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에너지 정책 입안자들이 원자력발전 존치 여부를 둘러싸고 양곤마의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눈 밝은 채권 투자자 등 금융업계의 촉을 믿어보는 게 에너지 정책 입안자들이 양곤마를 타개할 묘수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취재부본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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