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글로벌 경제 수장들이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 선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이 미국 워싱턴에서 회동했다며 논의가 여러 차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운명으로 흘러갔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에 모인 각국 경제 당국자들이 연준 의장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차기 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라며 오는 2월 임기를 마치는 옐런 의장의 연임도 고려한다는 입장이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이사,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와도 면담을 마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월 이사는 금리 정책에 있어 옐런 의장과 뜻을 같이하는 인물이지만 워시 전 이사와 테일러 교수는 연준의 정책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 온 인물이다.

연준에 오랜 기간 재직한 바 있는 스탠디시멜론의 빈센트 라인하트 이코노미스트는 "차기 의장 후보군의 범위가 넓어 앞선 의장 교체기보다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에 관해 사뭇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어려운 전환기를 맞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연준의 정책이 세계 경제의 성장과 주가, 채권 금리, 환율 등에 영향을 미치므로 각국 통화정책과 예산에도 파급된다며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가 오르면 신흥국에서 자본이 대거 유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알-자단 재무장관은 "달러화로 차입하기 때문에 연준의 금리 인상은 이자 부담을 가중한다"면서 연준 의장 선임과 관련해 우려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미국이 연준 의장으로 뛰어난 인물을 앉혀왔으므로 걱정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폴란드와 파라과이의 경제 수장도 인터뷰에서 차기 연준 의장 결정을 주시한다면서 안정이 유지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연준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뛰어난 인물들로 구성돼있다"며 "미국 통화정책의 미래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발도비노스 파라과이 중앙은행 총재는 "남미 국가들은 미국 정부 기구의 안전성을 존중한다"며 연준 차기 의장 결정으로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의사소통하면서 천천히 정책을 변경하는 한 신흥 시장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에 대비할 시간이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라인하트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경제 수장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공개 석상에서 차기 연준 의장 선임과 관련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는 것은 현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ywsh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