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국내증시가 외국인의 '나홀로' 매수로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국내 수급도 개선될 조짐이라 이 추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 이탈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주식형펀드 잔액은 늘고 채권형 잔액은 줄어드는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추석 연휴 직후였던 지난주에만 1조7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 기관은 연기금이 1천600억원가량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그리 우호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수급과 관련해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도 확인되고 있다.

단기 부동자금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MMF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이와 맞물려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수급의 개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MMF 설정액은 106조3천275억원이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5월17일의 138조38억원에서 31조6천763억원 감소한 것이다.

추석 연휴를 전후로 MMF 잔고 축소 속도는 가속화하고 있다. MMF 잔고는 추석 연휴 직전 9월22일 잔고 115조7천억원에 비해 9조3천억원 급감했다.

MMF는 수시로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는 입출금식 단기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자금을 맡기는 데 많이 활용한다. 통상적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모이기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 투자자의 불안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된다.

MMF 잔고는 지난 2011년 이후 추세적으로 증가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덫에 갇히면서 주식형펀드와 같은 고수익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정체된 시기였다. 지난해 국내증시 상승세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자금은 MMF 등 단기투자에 대한 선호도를 버리지 못했다.

MMF 잔고가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해진 점은 국내 수급의 개선 가능성을 높여준다.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말 71조5천570억원으로 5월 말 68조4천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넉달 연속 증가했다. 이달에도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 추석 연휴 직후로만 설정액이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MMF 이탈 자금이 모두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이미 정체된 채권형과는 다르게 하반기 중 증가세로 전환했고 추석 연휴 기간을 전후해서도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증시를 둘러싼 내부 수급 현황에서도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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