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될 공산이 크지만, 금리 인상과 관련한 금통위원의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부동산 가격 강세 지속, 한은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 등 통화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재료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채권시장에는 금통위가 이달 19일에 열릴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1.25%로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연합인포맥스가 거시경제·채권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0월 금통위 기준금리 전망에선 조사 대상 모두가 기준금리 동결을 점칠 정도다.

채권시장에선 그러나 금리 동결 전망과는 별개로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소수의견이 제기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대외적으론 미국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 점이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13일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은 올해 12월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81.7%로 반영했다. 이 비율은 8월 금통위 때는 40%를 밑돌았다.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후에도 부동산 가격 강세가 멈추지 않는 점도 주목해야 할 재료다.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36% 오르며, 8·2 대책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인 추석 직전(9월 29일 기준 0.18%)의 상승 분위기가 이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8·2 대책의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고 가계부채종합대책 발표도 예정돼 있지만, 최근의 부동산 가격 동향은 통화정책 당국의 운신 폭을 넓혀주는 재료"라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 등 한은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스탠스도 금리 인상 의견을 부추길 수 있다.

그는 추석 연휴 기간인 이달 9일 기자들과 만나 "6월에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수 있다고 시그널을 보낸 것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9일 한은 기자단 간담회에선 현재의 물가 수준에 국한하지 않고 중기적 흐름을 보고 통화정책을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물가상승률이 낮다고 해도 중기적 시계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된다면, 지금의 물가 수준에 국한하지 않을 것이다"며 "경기회복세가 지속한다면 완화 정도의 조정은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신인석 금통위원은 기자들에게 실질중립금리를 밑도는 현 기준금리가 충분히 낮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북한 리스크 등 시장에 충격을 미칠 수 있는 재료가 상존해 있어 한은이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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