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JGB 매입, 2014년 10월 이후 최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일본은행(BOJ)이 눈에 띄지 않게 국채 매입을 줄이는 이른바 '스텔스 테이퍼링'을 실시하고 있다는 관측이 다시 제기됐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은 BOJ가 지난달 만기 도래분에 대한 재투자 용도를 제외하고 사들인 일본 국채(JGB)는 7조7천억엔(약 77조7천억원)인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WSJ는 이에 대해 "테이퍼링과 아주 비슷해 보인다"면서 "BOJ 역시 (통화) 정책을 긴축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금리를 올리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와 조만간 테이퍼링 시행을 시사한 유럽중앙은행(ECB)과 달리 BOJ는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것이다.

BOJ는 현행 '장단기금리 조작(수익률곡선 제어)' 정책 아래에서 장기금리 목표인 10년 만기 JGB 금리를 '0% 정도'로 유지하기 위해 연간 80조엔 규모로 JGB를 매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BOJ는 하지만 매입 금액을 정확히 80조엔으로 맞추게 아니라 '대략적'이라는 단서를 달아 JGB 매입에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BOJ가 실제로는 JGB 매입을 80조엔에 미달하는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는 주장이 자주 나오고 있다.

JP모건은 현재 속도라면 BOJ의 연간 JGB 매입은 약 60조엔 정도일 것으로 추산했다.

시장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에도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 총재는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부인해왔다.

구로다 총재는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전문가그룹 G30(Group of Thirty)의 연례 세미나에서 "물가 목표 2% 달성이 아직 멀었다"면서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달 BOJ의 JGB 매입이 적었던 것은 금리 변동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별화면(6533번)에 따르면 10년 만기 JGB 금리의 9월 고점은 0.0764%, 저점은 -0.0087%였다.

BOJ의 10년물 JGB 금리 목표 '0% 정도'는 -0.1%에서 0.1%까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시장에서 해석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달 이 금리의 움직임은 BOJ의 목표 안에서 움직였다고 할 수 있다.

도쿄 소재 심플렉스자산운용의 미요시 노리코 채권 본부장은 "시장이 BOJ의 의도를 이해했다"고 말했다.

연준과 ECB 등의 긴축 영향으로 JGB 금리가 지속해서 오른다면 BOJ는 JGB 매입을 다시 늘려야 하는 처지에 처할 수 있다.

WSJ은 그러나 BOJ의 JGB 보유량이 계속 많아지고 있어 JGB 매입을 늘리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에 따르면 전체 JGB 잔액 중 BOJ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월 기준 44%로 1년 전의 38%에 비해 6%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물 JGB 금리 추이>

※자료: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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