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은행들이 안방보험그룹과의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안방보험 사태가 다른 금융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많은 은행이 최근 며칠간 안방보험 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보험업계의 거물인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의 당국 연행설에도 조용한 시장 반응과는 달리 금융업계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임을 시사한다고 WSJ은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우 회장은 지난주 후반 중국 당국에 구금됐으며, 경제 비리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은 우 회장이 "개인적인 사유로" 책무를 다할 수 없게 돼 자신의 권한을 다른 경영진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일부 은행들은 안방보험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줄이기 시작했다.

일부 은행들은 회사 지점에 안방보험 브랜드를 내건 금융 투자상품의 판매를 줄이거나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이러한 방어적 조치는 은행 내부 위험 평가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기보다 더 높은 중국 당국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들은 안방보험과 관련된 사업에 대한 경계 조치는 얼마 전에 시작됐다고 말했다.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대변인은 그러한 통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안방보험은 최근 논란이 돼 당국의 제재를 받은 일종의 투자상품인 유니버설 보험을 공격적으로 팔아왔으며 은행은 이러한 보험을 판매하는 주요 창구였다.

앞서 중국 당국은 안방보험의 생명보험 계열사가 규정에서 벗어난 투자상품을 팔아왔다며 규정을 위반한 관련 상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3개월간 신규 상품을 등록하지 못하도록 제재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안방보험이 이번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경우 금융업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은 은행을 통한 안방보험의 보험 판매가 차질을 빚을 경우 이에 따른 안방보험의 타격이 얼마나 클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안방보험의 총자산은 3천억 달러로 이는 중국 전체 보험업 부문에서 12%를 차지한다.

독립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는 안방보험의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사태를 촉발한 '베어스턴스'보다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중국에 "체계적 위험"을 촉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우 회장에 대한 당국의 겨냥은 금융 시스템의 레버리지를 축소하기 위해 소위 거물을 희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보험사 중에서는 선전의 평안보험만이 주요 20개국(G20)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선정한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기관에 선정됐다.

그러나 베이징의 중앙재경대학 다왕 교수는 안방보험을 포함해 9개 다른 중국 보험사도 중국에서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기관이라는 점에서 더 잘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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