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소비자 대출을 부동산 구매에 전용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초상은행은 최근 1만 위안(171만 원) 이상의 대출을 받은 고객에게 자금의 용도를 증명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다른 은행들도 유사한 조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둥(廣東) 지역의 은행들은 지난 9월부터 기한이 10년 이상인 소비자 대출을 아예 정지했다.
아이리스 팡 ING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대출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소비자 대출의 구조를 보면 많은 대출이 10~20년의 매우 긴 기한을 갖고 있다"며 "TV를 사는 소비자 대출을 갚는 데 20년이나 걸리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소비자 대출 급증에는 온라인 금융업체와 기존 은행 간 경쟁이 심해진 영향도 있다.
SCMP는 온라인 결제업체와 핀테크 신용 업체에 대응해 은행들도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고, 고객들은 최대 30만 위안까지 나이와 소득 등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팡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이 고객의 소득 대비 부채 수준을 알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 기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1997년 홍콩 부동산 시장의 폭락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홍콩의 집값은 3분의 2나 폭락한 바 있다.
반면 애런 레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 구조화 금융 선임 디렉터는 "중국 가계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득 역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소득 증가는 위험에 대한 자연적인 헤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끝)
한종화 기자
jh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