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의 국내증시 상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상장이 이뤄지면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가 제도권 투자처로 인정받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련 업계나 증권사의 기대와 달리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넘어서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업계에서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이 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최근 구주 매출에 나서는 등의 행보가 눈에 띄며, 상장을 타진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비티씨코리아닷컴이 운영하는 빗썸은 코인원, 코빗과 함께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다. 2014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빗썸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빗썸의 거래량 기준 점유율은 50%를 훌쩍 넘어 단연 국내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올해 비트코인 등의 가격이 급등세를 연출하며 투자 광풍이 불었다. 개인에게까지 투자 열기가 번지며 빗썸의 하루 거래금액은 코스닥 시장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커졌다.

빗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원이 넘는다. 역대 최고 거래금액은 2조6천18억원이다. 코스닥 시장의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8천억원 수준이다.

거래 수수료가 0.1%라는 점을 고려할 때, 빗썸의 하루 수수료 수익은 2억원이 넘는 셈이다. 빗썸의 누적 회원수는 90만명에 이른다.

이러한 양적 팽창에 힘입어 비티씨코리아닷컴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5년 6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25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600억원 수준으로 20배 이상 훌쩍 뛰었다.

최근에는 동부증권을 통해 구주 매출에 나서며 업계에서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이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동부증권은 비티씨코리아닷컴의 보통주를 약 200억원가량 매입한 뒤 투자자들에게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재 비티씨코리아닷컴의 가치를 3천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비덴트, 옴니텔 등도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을 들고 있다.

회사가 여러 투자자를 유치하며, 업계에서는 빠른 시일 내 투자 회수를 위한 상장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에서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높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상장 작업이 본격화한다고 하더라도, 심사 승인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거래소와 일부 이해 상충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의 법적 지위에 대한 모호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회사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초자산을 인정받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가상화폐를 통한 자금조달인 ICO가 성행하는 등 거래소와 장기적으로 경쟁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당국에는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계에서 관심이 높은 기업이어서 유심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가상화폐라는 업종에 대한 의구심이 짙은 상황이며 정부의 규제로 인해 사업 환경이 크게 변화할 수도 있어 상장 여부에는 다소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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