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김경림 기자 = 이례적으로 한개 종목에 전액 투자한 공격적인 헤지펀드를 내놓은 토러스투자증권의 성적표가 좋지 않다.

해당 종목 주가가 급락하면서 인하우스 헤지펀드 수익률이 급감한 것은 물론 고유자산을 투자한 이 증권사도 적자전환 우려가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4일 '토러스대체투자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설정하고 이 펀드 자금을 코스닥 상장사 '코디'에 전액 투자했다.

코디는 산업용 축전지와 반도체 장비 등을 판매하는 업체다. 지난 2011년 삼성전자 글로벌강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투자금은 142억원으로, 11.17%의 지분을 취득했다. 경영컨설팅 회사 엠케이퍼시픽홀딩스가 코디 인수를 지원하는 M&A형 헤지펀드로, 토러스투자증권은 엠케이퍼시픽홀딩스를 통해 고유자금도 투자했다.

올해 들어 코디 주가가 급락하면서 토러스 헤지펀드와 토러스증권 모두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코디가 지난 8월 14일 반기보고서 검토의견 '부정적'을 받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것이 결정타였다.

전일 기준 코디 종가는 1천310원으로, 펀드 설정 당시 주가가 6천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6분의 1 토막이 났다.

토러스투자증권은 당시 프리미엄을 얹어 7천993원에 들어가면서 헤지펀드 수익률은 약 마이너스(-) 8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헤지펀드 중 가장 수익률이 낮은 수준이다.

142억원이었던 펀드 투자금액은 전일 종가 기준 23억원 밖에 남아있지 않다.

펀드 수익률이 고꾸라진 것은 물론 여기에 투자한 토러스투자증권 고유자산에서도 손실이 나게 됐다.

토러스투자증권 자기자본이 380억원 규모인 것을 감안할 때 올해 경영성과에도 빨간불이 켜지며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코디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 앞으로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디는 반기보고서에서 "2017년 6월30일로 종료되는 회계연도에 영업손실 35억1천만원으로 4년 연속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발생했고, 주요거래처에 대한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의 존속능력에 대하여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한다"고 명시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지난 8월 보유지분 중 9.94%를 '서래11호조합'에 팔아서 엑시트를 꾀할 예정이었으나 상대방의 잔여지급 의무 불이행으로 계약이 취소됐다.

아직 뚜렷한 향후 대책은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헤지펀드 관계자는 "헤지펀드를 운용할 때 일반적으로 한 종목을 10% 이상 담지 않는 등 내부 규정이 있는데, 토러스투자증권의 경우에는 M&A를 내세우며 한 종목에만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으로 손실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토러스투자증권이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위험이 큰 펀드에 무리하게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디 주가 급락으로 토러스증권도 다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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