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중국 당대회 이후 경기 둔화 가능성에 위안화 쇼크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30개국 국제은행 연례 세미나에서 물가 상승세 부진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몇 년 동안 완만하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옐런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지만, 현재 꼽히는 유력 후보들도 매파 일색이다.

신문은 미국 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에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해 글로벌 경제에 혼란을 일으켜왔기 때문이다. 20년 전에는 아시아 외환위기를 일으키기도 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13일 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회의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금리 인상이 "신흥국에 끼칠 영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20년 전과 다른 점은 중국 경제의 존재감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4년 10월 연준의 3차 양적완화 종료와 2015년 12월 제로금리 정책 해제 여파로 중국에서 자본 유출이 진행됐고, 이는 중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을 초래했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외환 시장 개입에 나섰다. 그 결과 2014년 중반 약 4조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올해 1월 3조 달러 아래로 줄었다.

작년 가을 이후 중국이 해외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면서 위안화 시세는 안정을 되찾았다. 외환보유액도 8개월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지난 9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약 3조1천억 달러였다며 "외환 개입을 계속할 수 있는 수준으로 회복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미국 금리 인상이 역사적으로 볼 때 완만한 속도로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실행된 대규모 금융완화의 정상화가 평온할 것이라고 믿기에는 아직 재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의 자본 규제에 대한 평가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BNP파리바증권 관계자는 "임기응변식 대응은 결국 막다른 길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8월 중국 경제에 대한 보고서에서 자본 규제에 대해 "공평성과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신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의 총부채 비율이 약 260%에 달한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지목했다.

미국 신용평가사 두 곳이 지난 5월 이후 중국 국채 신용등급을 낮췄다며, 이와 같은 신용도 하락은 위안화 약세에 박차를 가하는 요소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5년에 한 번 열리는 당대회를 앞두고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왔으나 당대회 이후 경제를 뒷받침하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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