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북한이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정책 이벤트를 앞둔 가운데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북한 리스크 경계가 커져, 채권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부터 오는 20일까지 한미 양국 해군은 동해와 서해에서 연합훈련을 한다.

이 가운데 EU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역내에서 개인이 북한으로 송금할 수 있는 한도를 현행 1만5천 유로(약 1천995만 원)에서 5천 유로(약 665만 원)로 낮추고 정유 제품과 원유의 대북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의 독자 대북 제재안을 채택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이번 주 한미 군사훈련과 EU 대북제재안 통과, 중국 당 대회 등 북한을 자극하는 이슈가 많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국내 금융시장은 이미 북한 리스크에 둔감해졌지만, 이미 원화 채를 3조 원가량 매도한 외국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우려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도한 원화채에 재투자가 다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자본유출 가능성도 있다"며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언급한 적 있어 북한 리스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 이슈가 장기화하고 실제 외국인 자본유출이 일어난다면 변수로서 북한 리스크의 영향이 줄어들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이 장기간 이어지고 외국인 자금 유출로 연결될 경우 북한 리스크는 더이상 금리인상을 지연시키는 변수가 되지 못할 전망"이라며 "북미 간 대치가 심해지면서 외국인들은 원화채에 대해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워은 북한 리스크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반응도 과거와 달려졌다는 분석했다.

그는 "9월말 외국인이 약 3조 원의 현물을 매도한 이후 재투자가 확인되지 않고 있고, 9월 중 두 번의 북한 미사일 도발 이후 외국인은 3년보다 10년 국채선물 매도에 집중했다"며 "지난 8월 이후 한국 10년물과 미국 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는데 외국인들은 크레디트 스프레드 5bp가 너무 낮다고 인식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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