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통화완화 종료를 시사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점쳐지면서서울채권시장이 바짝긴장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16일 글로벌 통화긴축 신호가 당장 금리의 흐름을 바꿀 재료는 아니라면서도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종료 시그널이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란은행(BOE)은 전일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지만 8명의 위원 중 세 명이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빠른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금리 인상 주장으로 연결됐다. 영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9%로 BOE 목표인 2%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앞서 미국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00~1.25%로 25bp 인상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내 보유자산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했다. 두 중앙은행은 완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지속적으로 언급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현재의 완화정책이 조만간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캐나다 중앙은행이 7년여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글로벌 통화완화 종료 흐름에 합류했다.

한국은행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2일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통화 긴축 시사 발언을 한 다음날 "당장 긴축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수위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채권시장은 올해 내내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타이밍을 가늠하면서 조심스러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통화긴축 시그널에 채권 금리는 올해 상반기 내내 박스권 장세가 연출됐다.

시장참가자들은 중앙은행의 시그널에 대한 해석과 글로벌 금리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메가톤급 재료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박스권에 갇히는 모습을 보이면서 거래 의지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미국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자산매입 축소 카드까지 꺼내든데다 영국, 캐나다가 금리인상 기조를 밝히면서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FOMC가 끝난 후 금리가 크게 하락한 것은 불확실성의 해소 차원이었고 글로벌 통화완화 종료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변화가 없다"며 "아직까지는 채권금리가 크게 하락하지도 오르지도 못하고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트리거가 발생할 경우 금리는 상승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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