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 "EU, 이제야 심각성 깨닫기 시작"..다우존스 "카니, 가장 강력한 어조로 경고"

"합의 불발 시, 파생상품 법적 근거-보험료 지급-EU 은행 영국 영업에 충격 불가피"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영국 중앙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가 전에 없이 강하게 `무질서한' 브렉시트가 유럽연합(EU)에 심각한 충격을 가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카니는 17일(이하 현지시각) 英 의회에 출석해 EU 지도부가 이제야, 합의 없이 영국이 EU에서 이탈하는 것이 역내 금융 안정에 얼마나 심각한 충격을 가하는 것인지를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카니는 무질서한 브렉시트가 영국뿐 아니라 EU에도 심각한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다우존스는 브렉시트 절차 합의 불발에 대한 이번 경고가, 카니가 그간 제기해온 것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카니는 "(EU 내에서 합의 없는 브렉시트가) 일부 금융 안정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학습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조 유로에 달하는 파생상품의 법적 근거가 무효가 될 위험과 영국 보험업계가 EU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 그리고 EU 은행이 보조금 없이는 영국에서 영업하지 못할 수 있는 점을 상기시켰다.

카니는 또 브렉시트 '이혼 비용' 합의가 끝내 불발될 경우, EU 금융 산업이 자본과 담보 그리고 인력에서 상대적으로 처지는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질서한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에 가해지는 전반적인 경제적 충격은 물론 클 것"이라면서 "그러나,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영국보다 EU가 더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합의가 필요하며, 브렉시트 충격에 기업과 가계가 대비하기 위한 과도기도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니는 "(영국을 제외한) EU 27 회원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과도 협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로화 표시 청산소를 브렉시트 이후 런던에서 EU로 옮기려는 계획도 비판하면서, 이것이 EU 기업과 가계의 비용을 가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과 EU는 지난주까지 모두 5차례의 접촉을 했으나, 영국이 부담해야 하는 `이혼 비용'과 브렉시트 이후 영국 내 EU 시민의 권리, 그리고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EU는 19~20일의 정상회의에서 12월까지 난제가 타결될 경우, 다음 단계인 무역과 과도기 협상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다우존스가 전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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