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그룹은 지난달 29일 계열 가전회사인 대유위니아를 통해 동부대우전자 매각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대부분 해외 전략적 투자자(SI)인 가운데 국내 회사로는 대유위니아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유그룹과 유럽 가전사 등 총 4~5개 정도 기업이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유그룹은 과거부터 동부대우전자에 관심이 있었다.
대유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유위니아는 김치냉장고 '딤채' 위주의 다소 단조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싶어 했다.
매출에서 70%를 차지하는 딤채 판매의 계절적인 특성 때문에 대유위니아는 1분기와 2분기 적자, 3분기 흑자 전환, 4분기 대규모 흑자라는 특이한 수익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사실상 겨울에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박영우 회장은 대유그룹 핵심 직원과 대유위니아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내수에서 강점을 지닌 대유위니아가 해외까지 거머쥘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전체 매출 가운데 80%를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한 마디로 대유그룹 입장에서 기존의 단순한 사업구조 탈피와 글로벌 성장전략을 위해 동부대우전자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매물이라는 것이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대유위니아를 3대 가전사로 도약시키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부대우전자 인수에 '실탄'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대유위니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올해 6월 말 기준 38억원 수준이다. 이는 동부대우전자 몸값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다.
이에 대유그룹 차원에서 주요 계열사 지분 유동화 등으로 대유위니아를 측면 지원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재무적 투자자(FI)도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동부대우전자 매각은 지분 45.8%를 보유한 FI가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하면서 시작됐다.
동부그룹은 지난 2013년 2천726억원에 동부대우전자를 품기 위해 FI로부터 1천346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과정에서 FI에 순자산 1천800억원을 유지하고, 내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행하지 못했다. FI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결국 드래그-얼롱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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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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