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지수가 2,500선을 넘어서면 상승 탄력이 약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전문가들이 코스피 2,500선 돌파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안착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마디선'에 대한 부담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과거 코스피가 매번 500포인트 단위에서 숨을 고르는 과정을 거쳤다고 진단했다.

지난 1990년 코스피는 네 번의 시도 끝에 1,000선 돌파에 성공했다. 다음 마디지수인 1,500선 돌파에는 1년 정도 걸렸다. 코스피 2,000을 돌파하는 데는 무려 10년이 걸렸다. 이런 결과들을 돌아보면 코스피가 새로운 마디선인 2,500선에 안착하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밸류에이션 매력 역시 낮아졌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 기준으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8배 수준이다. 시장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10배에 근접한 상태다. 기업이익 개선으로 PER가 낮아지기 전까지 코스피가 2,500선 전후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시장 주도주인 IT주의 주가 부담도 커진 상태다.

IT업종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50%에 육박한다. 이는 벤치마크 수익률보다 27%포인트 높은 수치다. 코스피가 2,500선에 도달하면 그동안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IT주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

국내 대표 IT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이익 증감률은 고점에 거의 왔다는 분석도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퀀트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업종의 이익 증감률은 올해 3분기를 고점으로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작년 3분기 갤럭시노트7에 의한 기저효과를 제외한다면 이미 증감률 고점은 2분기에 확인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익사이클 측면에서의 매력도가 낮아질 수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투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지수가 2,500선을 넘어서면 새로운 마디선과 밸류에이션 부담에 상승 탄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주도주인 IT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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