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첫 금리인상 시점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견조한 경기회복세에 따른 경제성장률 개선, 북한 리스크 완화, 한·미 금리 역전 본격화 등이 금리인상 여건으로 꼽히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는 2014년 4월 취임한 이후 총 5회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201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와 내년, 각각 2회 금통위 저울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난항을 보였던 한·중 통화스와프가 연장되면서 이 총재는 다음 과제인 금리인상 시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 임기내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을 포함해 4회 남았다.

이 총재가 그동안 견조한 경기 회복세, 소비자물가의 기조적 상승 등을 확인한 후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조절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만큼 금리인상 시기가 임박했을 가능성도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이달 16일 거시경제·채권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화면번호 8852) 조사기관 모두가 10월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올해 11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리거나, 내년 1분기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은, 금리조정 패턴

한은은 기준금리를 움직일 경우 보통 연말에 움직이기 시작해서 연초에 이어서 움직이는 패턴을 보였다.

한은은 2006년에 금리를 올릴 때도 2005년 10월, 12월에 금리를 올린 후 2006년 2월에 금리를 올렸다.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에는 10월부터 5개월 연속 금리를 내렸고, 2010년에는 11월에 금리를 올린 후 이듬해 1월, 3월에 인상했다.

한은이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금통위 직후 발표하는 2017~2018년 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한다면 이는 기준금리 인상의 강력한 시그널로 읽힐 가능성이 크다.

올해 연 2.8% 경제성장률을 전망한 한은이 정부 성장률 전망치인 3%에 근접한 수준을 제시할 경우 경기 회복세를 그만큼 핑크빛으로 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한·미 금리 역전, 금리인상 뒷받침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연 1.0~1.25%로 한은 기준금리 연 1.25%와 같은 수준이다.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올릴 경우 한·미 금리는 2007년 8월 이후 10년 만에 역전된다.

한은은 한·미 금리 역전이 직접적인 외국인 자본유출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한은이 금리인상 시점을 저울질할 때는 한·미 금리역전은 금리인상 명분으로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감내할 수 있는 미국 금리와의 역전폭이 50bp를 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과거 한·미 금리 역전폭이 2000년에 150bp, 2006년에는 100bp까지 벌어졌지만 한은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역전폭이 축소됐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연말부터 내년 3회 금리를 올리면 2.25%까지 오르는데 한은이 1회 금리인상에 그친다면 약 75bp 차이가 난다"며 "한국 기준금리 대비 한·미 금리 최대역전폭을 계산하면 두 경우 모두 30%를 넘지 않았기에 50bp이상의 금리 역전폭은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내년 2.25%까지 금리를 올릴 경우 한은이 2회 정도는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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