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남아공-멕시코-GCC 채권, 가장 먼저 투매".."필리핀-인도 주식 조심해야"

"터키 리라-멕시코 페소-남아공 랜드화 경계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연준 정책 오류에 대한 시장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연준 긴축이 가속화될 경우 가장 취약한 자산으로 상장지수펀드(ETF)와 정치 불안감이 큰 국가의 채권, 그리고 일부 신흥국 주식과 통화가 거명됐다.

라보뱅크와 크레디 아그리콜 등의 전략가들은 18일(현지시각) 이들 자산이 지난해 1월부터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여왔다면서, 그러나 연준 기조가 흔들리면 다른 자산보다 훨씬 더 충격이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즉각적인 투매까지는 이뤄지지 않으리라고 관측했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질로메 트레사 선임 신흥시장 전략가는 ETF가 특히 충격받을 것이라면서, 그간의 양적완화 기조에서 시장이 급격히 확대됐음을 상기시켰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 머니 매니저인 블랙록도 산하 패시브 펀드에 액티브 펀드보다 두 배나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트레사는 "ETF 투자자들은 특히 가격 추이에 민감하다"면서, 자산 성격상 헤징 수단이 여의치 않음을 지적했다.

따라서 "유사시 ETF에서 가장 먼저 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적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큰 국가의 외화 채권도 유사시 흔들릴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리스크의 특유함으로 인해 신흥국 전반의 매도보다는 현지통화 채권에 대한 충격이 더 심각할 것으로 분석됐다.

리걸 앤드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사이먼 키자노-에번스 전략가는 "(이들 신흥국의) 해외 채권이, 정치적 소음에 취약한 것과 그 정도가 덜한 것으로 나누어져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이른바 '피어(peer) 스프레드'에 근거해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키자노-에번스는 따라서 유사시 브라질, 남아공, 멕시코 및 걸프협력협의회(GCC) 국가가 가장 먼저 투매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도와 필리핀 주식을 특히 경계하라는 충고도 나왔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찰스 로버트슨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도 뭄바이 증시가 '18달러를 투자하면 1년 안에 1달러를 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역동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뒤집으면,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의미라고 로버트슨은 강조했다.

그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책 불안성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의 인도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음을 상기시켰다.

로버트슨은 필리핀도 불안하다면서 인도와 비교해도 주식이 더 비싸며, 증시가 외국 자본에 더 크게 휘둘리고 있음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라보뱅크의 표트르 마티스 전략가는 터키 리라와 멕시코 페소, 그리고 남아공 랜드화를 조심하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터키는 정치적으로 예측이 어려운 전형적인 국가라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지난 15년간 경상적자가 이어졌으며, 보유 외환도 4년째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두 자릿수 인플레를 견제하려는 긴축 기조 탓에 캐리 트레이드가 유지됐지만, 그것도 위축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멕시코 페소는 올 상반기 최대 실적 통화였지만, 지난 6월부터는 최악 케이스의 하나로 전락했다고 마티스는 강조했다.

설상가상으로 강경 좌파 인사가 내년 7월 대선의 선두 주자이며, 현재 이어지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계속 충돌하는 것도 악재라고 그는 덧붙였다.

남아공의 경우 침체 탈피와 인플레 진정 조짐은 있지만, 경기 신뢰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소비와 산업 투자가 부진한 것은 랜드화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라고 마티스는 진단했다.

또 제이콥 주마 대통령에 대한 시장 신뢰가 낮은 것도 한계라고 덧붙였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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