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채권시장의 큰손인 템플턴 글로벌본드펀드가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금융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템플턴 글로벌본드펀드는 내년 12월 만기인 국고채(15-7호)를 1조2천억 원 사들였다.

지난 16일에는 통화안정증권 공개입찰에서 1년물과 91일물을 4천400억 원씩 매수했다.

지난달 말 만기 5년 남짓 남은 국고채를 2조 원 가량 매도한 후 잔존만기 1년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새로 채운 셈이다.

시장참가자들은 템플턴 펀드가 통화정책 전환기에 만기 긴 채권을 보유하는 것을 부담스럽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 단기 금리가 급등했다"며 "금리 인상 기조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단기채로 롤오버해가는 게 5년물 들고 있는 것보다 더 수익이 나올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펀드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보유자산의 만기를 다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팩트 시트에 따르면 3분기 말 템플턴 글로벌본드펀드의 가중평균만기는 3.36년으로 지난 2분기 말 3.77년보다 소폭 축소됐다.

한국 자산이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8%로 지난 2분기 말(4.73%) 대비 큰 변화가 없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통화정책 전환을 앞두고 듀레이션을 줄이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의 평균 듀레이션은 3분기 말 기준 마이너스(-) 0.34년으로 지난 2분기 말(0.04년)에 비해 낮아졌다.

일부에서는 은행채 발행과 관련 단기물 수급 상황을 고려했을 때 템플턴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좋은 판단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른 시중은행의 채권 딜러는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통상 연말로 갈수록 은행채 발행이 밀려서 1~2년물이 안 좋다가 연초에 풀리는 측면이 있다"며 "9월 말에 5년물을 팔고, 지금 단기물을 샀다면 나쁘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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