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유력한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 후보로 꼽히는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를 강성 매파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NBC는 18일(미국시간) 시장이 테일러 교수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는 적정 금리를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로 산출할 수 있다는 테일러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기준 금리는 현재 3% 수준이어야 한다며 쉬운 결론이지만 현실은 더욱 복잡하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테일러 준칙을 적용하면 적정 금리는 2.94%로 현행 금리인 1.00~1.25%보다 높다.

매체는 테일러 교수가 비둘기파 성향인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테일러 교수가 공격적인 매파 성향을 드러낼 것으로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의 폴 히키 공동 창업자는 "테일러 연준이 테일러 준칙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면서 "옐런 의장이 보여준 것처럼 의장의 선호와 실제 정책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 연준에서 의장이 제왕적으로 권력을 휘두르기 어렵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히키 창업자는 "연준이 테일러 준칙에 의거해 정책을 펴는 방향으로 선회하더라도 다양한 변수의 작은 변화가 확연히 다른 적정 금리를 산출하게 만들 수 있다"며 "테일러 교수가 의장이 돼도 연준의 정책 범위는 긴축에서 완화까지 매우 넓다"고 강조했다.

테일러 교수의 이력을 고려하면 그가 매파에 가까운 것은 맞지만 테일러 교수가 지명될 것으로 가정해도 향후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편 매체는 테일러 교수가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 전망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그의 환심을 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 수준에 머물 것이란 중론과 달리 테일러 교수와 트럼프 대통령은 강한 성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나티시스의 조 라보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테일러 교수는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기 위해 다른 후보들보다 미국 경제가 더 가파르게 성장하길 바란다"며 "그 역시 규제 완화와 감세 등으로 급성장할 수 있다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테일러 교수는 사뭇 다른 입장일 것으로 매체는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저금리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으나 테일러 교수는 빠른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규모 축소를 주장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매체는 테일러 교수와 옐런 의장을 비롯해 제롬 파월 연준 이사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연준 의장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이라면서 테일러 교수가 매파라는 이유만으로 의장 자격이 없다고 여겨선 안 된다고 평가했다.

라보냐 이코노미스트는 "테일러 준칙을 적용해도 당장 금리를 대폭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가정이 가능하다"면서 "테일러 교수가 시장의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성향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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