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전소영 노현우 강수지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돼 가고 있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한 후 "대내외 리스크가 상존해 있어 성장, 물가 흐름이 기조적일지 여부에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장기금리를 정해놓고 운영하지 않으며,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경기와 물가 흐름이 기조적인지 판단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국내 경기의 회복세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한은은 이날 오후 발표할 10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종전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전망치도 2.0%로 올렸다.

그는 "이번 전망을 앞두고 한은 조사국이 다양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설비투자가 물론 주춤했지만(7~8월) 9월들어 IT 투자 확대에 힘입어 증가세로 돌아섰고, 추석연휴에도 소비가 확대됐다"며 "종합해 보면 내수가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기획재정부가 그린북에서 내수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본 것에 대해서는 "주로 8월 산업활동동향에 근거해 판단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과 관련한 질문에는 "최근 시장금리 움직임에는 국내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일부 반영돼 있다고 보고 있다"며 "그렇지만, 현재 시장 금리가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와 부합되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최근 시장금리가 큰 폭 올랐지만, 분석해 보면 북한 리스크가 잠재해 있고 9월 하순에 외국인이 현선물을 대거 매도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경계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미친 경제 여파는 예상보다 컸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에는 하반기로 갈수록 기저효과가 있어 부정적 영향이 완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한다"며 "조사국에서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본 것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외국인 자본유출입과 관련해서는 "8월 이후 북한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외국인 증권자금 상당규모 유출된 것이 사실이나 10월들어 주식자금이 큰 폭 유입되는 등 안정됐다"며 "채권자금도 9월중 일부 대규모로 유출됐으나 10월들어 대부분 재투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북한 리스크가 자금유출에 영향을 미쳤듯 이에 대한 경계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북한 리스크에 유의해 외국인 투자자금을 주의깊게 보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금리인상시 한·미 금리차가 확대되지 않음으로써 원화 강세와 외국인 자본 유입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 12월 금리인상을 고려해 내외금리차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외국인 자금 유출입은 내외금리차 뿐 아니라 국제경제 상황, 각국 물가, 경기 상황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언급했다.

경제성장률이 올해 3.0%에서 내년 2.9%를 보면 경기 사이클이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사이클이 꺾인다는 판단은 너무 이르다"며 "경기 사이클에 대한 판단은 시간을 갖고 분석해 볼 부분이어서 판단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8·2대책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서는 "올해 건설경기가 작년에 높은 증가세를 기록해 내년에는 어느 정도 조정기를 보일 수 있지만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syjung@yna.co.kr

syjeon@yna.co.kr

hwroh@yna.co.kr

ssk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