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등급상향에 더해져 원화자산 긍정시각 강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 딜러들은 6일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상향한 것이 단기적으로는 달러-원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달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올릴 때 달러화 반응이 제한적이었고, 최근 외환시장의 관심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대응에 집중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즉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시장의 큰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딜러들은 ECB의 정책도입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한다면 우리 경제의 상대적인 강점을 더욱 부각시키면서 달러화 하락 기대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유럽 주요국 중앙은행의 원화채 투자가 지속하는 가운데 주요 신평사들이 잇달아 등급을 올리면서 원화자산의 매력도 한층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피치의 등급 상향 뉴스가 나온 이후 차액결제 선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1,135원선 부근에서 거래되다 1원 정도 떨어졌으나 곧바로 반등했다"면서 "당장은 ECB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ECB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위험투자 심리가 확산한다면 달러화 하락에 힘을 실어줄 수는 있겠지만, 신용등급 뉴스만으로 외국인 자금이 당장 대규모로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달 27일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올렸을 당시도 달러화는 장중 1~2원 반락하는 수준에 그친 바 있고, 이후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별다른 매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딜러들은 중장기적으로는 무디스에 이은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원화의 강세 기대를 강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피치의 등급 상향으로 무디스의 결정이 앞서나간 것이 아니란 점이 확인된 만큼 달러화 하락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향후 S&P까지 등급을 올린다면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화의 박스권 심리가 워낙 강한 만큼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주요 신평사의 잇단 등급 상향으로 주요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의 원화자산 편입을 가속할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C시중은행의 한 딜러도 "ECB가 금리 인하와 국채 무제한 매입 등의 조치를 내놓고, 미국의 고용이 호전된다면 향후 유로-아시아통화 크로스 숏플레이가 한 차례 더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런 환경이 조성된다면 잇따른 신용평가 상향이 크로스 통화로써 원화의 매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