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강수지 기자 =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9일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와 관련해 이목을 끈 이슈로 이일형 금통위원의 소수의견 개진과 올해 성장률 전망치 3%로 상향, 이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 등을 꼽았다.

◇ "소수의견 낸 위원은 이일형"…의외 인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이일형 위원이 25bp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소수의견 출현은 어느 정도 우려하며 대비했던 만큼 놀라운 일이 아니었지만, 주체가 이 위원이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통화정책방향문만 읽어봐도 소수의견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며 "무엇보다 소수의견을 말한 금통위원이 시장 예상과 달라 이번 금통위가 더욱 매파적으로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금통위 의사록에서 매파적인 의견을 내놓은 위원이 몇 명 있어 소수의견이 제법 여러 명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이번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매파적인 위원이 더욱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사실상 총재와 이 총재 추천을 받은 이 위원, 부총재 등 세 명이 인상 의견을 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대답하기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 올해 성장률 전망치 3%로 상향…"내년도 좋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까지 올린 점도 시장 참가자들이 다소 예상하지 못한 점이다.

B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올해 성장률을 올리는 것이야 예상했던 일이지만, 3%까지 올릴 줄은 몰랐다"며 "내년 경제전망이 좋다는 점도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정부의 낙관적인 경기판단에 대해서도 이견이 없음을 강조했다"며 "이젠 미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 우리도 예측하기 어렵단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0%와 2.9%로 제시했다. 기존보다 올해 전망치를 0.2%포인트 올렸고, 내년 전망치는 유지했다.

장민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추경 효과를 0.1~0.2%포인트 수준 반영한 데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 증가분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국고채 3년 금리 '2%' 돌파…'멘붕 장세'

금리 인상 시계가 앞당겨지면서 시장금리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금통위 기자회견이 끝난 후 국고채 3년 금리는 2.007%까지 치솟았다. 국채선물은 장중 한때 3년은 27틱, 10년은 48틱 급락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정부 예상수준(3.0%)까지 상향조정됐고, 소수의견이 등장하는 등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는 충분히 제시됐다"며 "시장은 총재 임기 내 1차례, 내년 말까지 최소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을 반영해 더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C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소수의견 나오는 시기가 빨라지니 참가자들이 포지션을 레벨 상관없이 정리하는 분위기"라며 "RP나 이런 쪽은 대비했더라도 손실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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