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중국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통해 대국굴기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이 만들어 놓은 국제질서 속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유를 찾자면 경제력도 군사력도 아닌 바로 달러 때문일 것이다. 달러의 위력, 그 위력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우리나라는 지난 18일 새벽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 지정을 받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우리 정부는 미국에서 날라온 소식을 부리나케 언론을 통해 알렸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으름장은 그간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미 무역 흑자국 모두를 벌벌 떨게 했기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을 막는 가장 강력한 억제 수단 역시 북한에 달러 유입을 막는 것이다. 달러를 발행하고 유통하는 미국의 금융제재는 UN(국제연합)에 그 어떤 제재보다 파워풀하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사용 가능한 재화, 그러한 달러는 미국이 만든 공전의 히트 상품이자 권력이다.

그래서 우리는 달러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야 한다, 최소한 금융자본주의 시대에서 살고 있다면 말이다.

달러는 전 세계 외환시장에서 하루 4조달러(세계 각 나라 통화를 달러 가치로 환산한 거래량)가 거래된다, 이 중 90%(3조6천억달러)가 달러다. 미국의 통화지만 정작 자국에서는 전 세계 거래량의 30% 정도만 거래된다. 글로벌 통화임이 실감 나는 통계다.

달러가 발행되고 관리되는 곳은 어디일까. 미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oard)이다.

달러의 힘을 이해하는 데 연방준비은행을 모르면 안 된다.

미 연방준비은행의 탄생은 1910년 11월 어느 날. 미국 뉴욕행 열차 비밀 차량 한 칸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비밀 칸에는 국가 화폐위원회 소속인 넬슨 올드리치 상원의원과 A 피아트 앤드루 재무부 차관보, 헨리P 데이비슨 JP모건 사장, JP모건의 실세로 알려진 벤저민 스트롱, 프랭크 밴더리프 뉴욕 내셔널시티은행장, 찰스D 노턴 뉴욕 퍼스트내셔널은행장, 폴 와버그 쿤룬사 대표(로스차일드 가문의 대리인) 등 총 7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미국 경제계 거물들의 전용 휴양지인 조지아 주 지킬 섬. 이곳에서 이들은 금융체제 안정을 위한 연방준비은행의 설립을 추진키로 뜻을 모았다.

연방준비은행은 긴급대출권과 화폐발행권을 갖는다는 초안도 지킬 섬에서 만들어졌다. 돈을 찍어내 시중은행에 빌려줄 수 있는 현재 각국 중앙은행의 역할이 여기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3년 지난 1913년 지킬 섬에서 7인이 만든 초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연방준비은행법은 미 의회를 통과한다.

연방준비은행의 설립으로 미국 금융제도에 대한 신뢰는 자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빠르게 퍼졌고, 급기야 1920년 달러는 영국의 파운드화를 제치고 국제화폐로 부상했다.

달러의 국제 유통은 현재 미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군림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줬다.

이처럼 달러의 힘은 연방준비은행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하지만 연방준비은행은 정부도 아닐 뿐더러 정부 출자기관도 아니다. 연방준비은행은 민간 소유의 법인일 뿐이다.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연방준비은행의 대주주는 뉴욕 내셔널시티은행과 퍼스트내셔널은행, 하노버은행 등 당시 지킬 섬 7인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은행들이다. 이들이 세계 경제 100년을 지배해 온 셈이다. (정책금융부 이성규 부장)

sg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