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헤지펀드 매버릭 캐피털이 일부 투자자에게 성과보수를 받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실적 부진을 겪는 대형 헤지펀드가 수수료율을 낮춘 가장 최근 사례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매버릭의 대표 주식 펀드는 지난해 10%의 손실을 본 뒤 올해에도 2% 하락했다. 지난해 시작된 증시 강세 랠리에 편승하지 못한 결과다.

이에 매버릭은 고객이 추가로 투자할 경우 성과보수를 받지 않고 운용보수만 1% 받겠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헤지펀드가 운용보수로 1.75%, 성과보수로 17.5%를 챙기는 것에 비해 파격적인 조건이다.

일부 헤지펀드들이 주가 고공행진에 힘입어 부진의 사슬을 끊고 있지만 매버릭은 손실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업체 HFR에 따르면 주식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는 올해 평균 9.6%의 수익을 거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상승률인 14.2%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최근 계속됐던 손실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스틸워터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고 전설적인 헤지펀드 타이거 매니지먼트는 28.3%의 수익을 거뒀다.

타이거 펀드 창업자 줄리언 로버트슨의 측근들이 세운 론파인 캐피털과 바이킹 글로벌 인베스터스도 올해 각각 17%와 10.8%의 수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매버릭의 창업자인 리 에인슬리도 로버트슨의 옛 동료로 '호랑이 새끼들(tiger cubs)'로 분류되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에인슬리는 최근 연례 투자자 회의에서 대표 펀드가 유망한 주식을 잘 선별하지 못했다며 시장 흐름을 못 따라가는 주식에 베팅해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그는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 것도 패착이었다며 계속 믿고 투자하는 고객들에게 성과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헤지펀드 글렌뷰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브레번 하워드 에셋 매니지먼트도 계속되는 손실에 수수료율을 낮춘 바 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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