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가드 공청회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미국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하면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돼 지금 짓고 있는 세탁기 공장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관련 공청회에서 두 업체는 월풀이 요구한 구제조치가 받아들여질 경우 최종적으로 미국의 유통업체와 소비자, 그리고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풀측 변호사인 잭 레비는 공청회에서 "이번이 사태를 바로 잡을 마지막 기회"라면서 강력한 조처를 통해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제조기지를 옮겨 더 공정하게 경쟁하고 미국의 제조업 기반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월풀과 GE 어플라이언스는 삼성과 LG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동시에 세탁기의 핵심 부품에 대해서도 수입 할당량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과 LG가 미국에 세탁기공장을 세우고 단순히 부품을 조립하는 공장에만 그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월풀은 삼성과 LG가 미국의 무역 규제를 피하고자 생산기지를 옮겨 다니는 것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지만, 공청회는 삼성과 LG의 미국 세탁기공장 건설이 어려워지면 미국의 경제발전과 고용창출에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이 모였다.

LG측 변호사인 대니얼 포터는 LG와 삼성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하면 오는 2019년 미국에서 세탁기 생산을 시작하기까지 두 업체의 미국시장에 대한 세탁기 수출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두 업체가 시장 점유율을 뺏기면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캐터필러 공장을 세탁기공장으로 바꿔 1천명 가까이 고용할 예정이며, LG전자는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신규 세탁기공장을 세워 600명가량 고용할 계획이다.

포터는 삼성과 LG 세탁기에 대한 수입 제한 조처로 1년간 두 업체가 미국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면 결국 미국 세탁기공장의 고용 인원도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월풀의 50% 관세 제한은 월풀이 1~2년 정도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이게 해주는 극단적 보호무역주의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삼성전자 세탁기공장 플랜트 매니저인 토니 프레일리는 "관세조치로 삼성전자의 세탁기 수입이 막히면 시장에서 경쟁력이 저해될 것이며 이는 사우스캐롤라이나로의 이전 전략이나 생산량 증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방 하원의원도 삼성의 입장을 지지했다.

그는 "삼성은 희망을 가져왔고, 일자리를 가져왔다. 많은 미국인을 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업체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서 지난 5일 ITC가 산업피해 무혐의 판정을 내렸기 때문에 구제조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대만,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도 이번 공청회에서 세이프가드 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ITC는 공청회 논의 결과를 토대로 내달 21일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표결을 통해 판정할 예정이며 12월 4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구제조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발동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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