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한국과 중국의 경제 수장이 전격 회동했다.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처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경제 보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11개월만에 성사된 만남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오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에 참석차 제주를 찾은 샤오 지에(肖捷) 중국 재정부장과 양자 면담을 했다.

양국은 예정된 면담 시간 30분을 초과해 약 한 시간가량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문제로 양국 만남의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지만, 중국의 일방적인 거부로 만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중국 측의 태도가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김 부총리와 샤오 지에 중국 재정부장은 한ㆍ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양국의 견고한 경제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고만 설명했다.

역내 발전을 위한 AIIB의 기반시설(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주요 창립회원국으로서 AIIB를 통한 상호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사드 관련 논의 또는 한중 통화스와프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오는 10월 만기도래하는 한중 통화스와프는 3천600억 위안 규모로 우리나라가 여러 나라와 맺은 통화스와프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면담 시간이 길어졌다는 측면에서 많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부총리는 이란 재정경제부 장관도 만났다.

김 부총리는 알리 타예브냐 장관과 면담에서 고부가가치 사업 분야로 다변화하고 있는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를 높이 평가하고, AIIB가 투자하는 이란 사업에 한국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관심을 당부했다.

아울러 김 부총리는 작년 5월 합의한 250억 달러 규모의 금융패키지가 이란 경제발전과 양국 협력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협정과 수출금융 기본여신약정 체결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지원대상 사업을 상호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마이클 맥코맥 호주 재무부 내 중소기업 특임장관과의 면담도 이뤄졌다.

김 부총리는 한ㆍ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이 순조롭게 이행돼 양국 교역ㆍ투자 활성화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소기업이 고용창출의 원천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중소기업 지원과 창업 활성화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고, 호주 측은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김 부총리는 전일 라오스의 솜디 두앙디 부총리 겸 재무장관도 만나 양자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ㆍ강화하자고 제안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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