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경찰공제회 이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공제회 조직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경찰공무원들의 자금 운용과 복리 증진을 위해 설립된 경찰공제회의 이사장이 인사청탁 금품수수사건에 연루돼 공제회의 신뢰도도 함께 떨어지게 됐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구은수 경찰공제회 이사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고, 구 이사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있다.

구 이사장은 2014년 서울지방경찰청장 재임 시절 다단계 유사수신 업체인 IDS홀딩스의 유모 회장으로부터 IDS홀딩스 관련 사건을 맡는 부서로 특정 경찰관을 보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구 이사장의 구속 영장 청구 여부는 이날 밤이나 21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 이사장이 검찰 수사를 받자 경찰공제회의 업무 공백이 커지고 있다. 경찰공제회의 최고경영자(CEO)인 이사장이 잇따른 검찰 조사에 계속해서 자리를 비우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공제회 주요 위원회의 위원장이 이사장이어서 2조 원이 넘는 경찰공제회 자금 운용 의사 결정이 사실상 올스톱됐다.

자산배분 및 투자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자산운용위원회, 부문별 리스크관리를 총괄하는 리스크관리위원회, 금융투자심사위원회, 사업투자의결위원회, 투자전략회의의 위원장이 경찰공제회 이사장이다.

경찰공제회 직원들도 이사장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줄이고 있다.

만약 경찰공제회 이사장이 공석이 된다면 국민연금처럼 장기간의 리더십 공백은 피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최순실 사태'로 문형표 전 국민연금 이사장이 지난해 말 구속된 이후 10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에도 이사장 선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이원희 기획이사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지만, 기금운용본부장(CIO) 동시 공백 상황에서 운용역 정보 유출 등 기강 해이로 문제가 되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경찰공제회 이사장이 구속되면서 내부 분위기도 다운돼 있고, 직원들도 조심하는 분위기다"며 "이사장이 구속된다면 리더십 공백이 길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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